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승부수를 띄웠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을 전기차 기술 및 상품 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쓴다. 완성차 브랜드간 패권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선두 테슬라와 신흥 강자 BYD 2강 체제로 굳어지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뒤쳐지면 도태"…대규모 투자전략 펼치는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올해 24조3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 집행액인 20조4000억원대비 3조9000억원(19%) 늘어난 금액이다. 연간 기준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연간 투자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전격적인 투자발표는 올해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까지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등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올해는 어느 때보다 돌발적인 경영 변수가 산재한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규모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구개발투자 11조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조원을 각각 집행한다.

먼저 연구개발 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모델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EREV) 등으로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전기차 관련 투자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관련 분야에 총 투자액의 절반 가량인 11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신모델 개발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전망이다.
전기차 신모델 개발을 꾸준히 확대하며 전동화 전환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 경제형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21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도 2027년까지 다양한 목적기반차량(PBV)을 포함해 15개 모델의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새로운 미래차 대전…전기차에 한층 힘준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 확대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완성차 브랜드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내연기관을 바탕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이 추가 성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전기차에 한층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기관 브랜드와 경쟁에서 활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었다.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도래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패스트팔로워로서 확실한 전기차 기술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브랜드들과 미래차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내연기관 판매에 더해 전기차와 그 중간단계인 하이브리드 등 판매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3위 완성차 브랜드로 도약했다. 현대차그룹보다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 진입과 대응이 늦었던 닛산과 혼다 등 경쟁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됐다. 2위 폭스바겐도 최근 전기차 시장 대응에 실패하며 현대차그룹의 추월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도 새로운 시장 변화에 따른 생존 경쟁에 내몰렸다. 전기차 시장을 창조한 테슬라의 장벽에 여전히 막혀 있다. 그러는 사이 중국 정부의 탄탄한 지원을 등에 업은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YD 등은 탄탄한 중국 내수시장을 무기로 판매량을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자본력이 쌓이고 다양한 기술적 데이터를 수집하며 기술력과 상품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최근 BYD를 필두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안방인 국내시장에도 진출하며 전면전을 선포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실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내연기관 브랜드들과의 미래차 시장 격차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테슬라와 간격을 줄이고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도전에도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들과 초기 경쟁에서 뒤쳐지면 계속해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라며 “테슬라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에도 뒤쳐지면 패스트팔로워 지위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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