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비상경영 카드]R&D로 쌓아올린 기술력, 비상경영 탈출 열쇠될까④매출액 대비 R&D 비용 증가세...AI 시스템 도장로봇 개발로 정교성·생산성 증대
김지원 기자공개 2025-01-14 13:00:38
[편집자주]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올해 비상경영 체제를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건설업 악화 등 IMF 이후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이한 것으로 진단했다. KCC그룹은 위기 돌파를 위해 조직혁신에 나선다. 그간 주요 사업을 고부가가치 중심의 실리콘 사업으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사회를 개혁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CFO를 선임했다. 더벨은 KCC그룹의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경쟁력은 KCC의 비상경영을 끝마칠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정몽진 KCC그룹 회장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서면서도 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경쟁력은 기술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이런 믿음은 회계상으로도 드러났다. R&D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연구개발인력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KCC는 AI 기반 조색 시스템, 도장로봇 등을 개발해 정교한 작업을 하면서도 생산성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기술' 향한 의지, 회계에서 드러났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초격차 기술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 회장은 초격차 기술이 불확실성을 극복할 방안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로 KCC는 R&D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2020년 연결기준 1514억원이었던 투자는 지난해 1866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1569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연간 투자를 뛰어넘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도 증가세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3.14%를 기록했다. 그간 2% 중반대 수준이었으나 올해 3%를 넘긴 것이다.
피어그룹과 비교해도 R&D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R&D투자는 LX하우시스 1.9%, 노루페인트 2%, 한일시멘트 0.2%, 동화기업 0.78%로 KCC에 한참 못미친다.
전체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도 증가세다. 2020년 전체 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은 13.37%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기준 15.33%로 늘어났다. 올해 3분기는 15.34%다. 전체 직원 수가 늘어나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직원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연구개발 인력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AI 기반 시스템, 도장로봇 등으로 생산성 증대
투자는 결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KCC는 'AI 기반 무도장 조색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도장을 하지 않고도 색상을 예측하고 조색할 수 있는 공정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기존 조색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도료가 액상일 때와 건조했을 때 색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조색, 도장, 건조, 확인의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다만 수년간 액상 상태의 도료와 도장 후 건조된 도막의 색상데이터를 축적해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며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AI 기반 무도장 조색 시스템'은 이미 양산돼 공장에서 활용 중이다. 안성공장은 이미 적용 중이고 향후 울산, 전주 및 국내외 공장을 비롯해 해외법인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스마트 캔버스'도 주요 기술 중 하나다. 첨단 센싱 장치를 활용해 도장 공간을 인식하고 작업 조건 설정에 따라 도장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로봇이다.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작업을 로봇으로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였다.
'K-SMART 배합'도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로 꼽힌다. 소비자가 도료를 주문하면 KCC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유사 색상을 분석하고 설계에 따라 색상을 배합한다. 기존에는 이런 공정에 인력이 투입돼 2~3시간이 소요됐는데 해당 기술을 활용하면 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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