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해운업]연근해 1위 고려해운, 수년째 정체된 선복량⑳코로나 기간, 투자 없이 현상유지…지난해 선대확장 의지 드러내
고설봉 기자공개 2025-04-22 07:15:27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1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근해 1위 선사인 고려해운이 수년째 외형성장을 하지 않고 있다. 고려해운은 주력인 4000TEU급 이하 선박을 66척 가량 운항 중이다. 주로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인트라아시아(연근해) 시장에서 활동하는 만큼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습이다.고려해운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투자를 최소화 하며 주력시장에서 안정성 위주로 경영을 이어갔다. 대규모 투자비가 투입되는 신조선 발주를 제한하고 중고선 교체 및 용선 등의 방식으로 선대를 운영했다. 다만 최근 신조선 2척을 발주하며 선대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위기에 숨고르기…코로나19 거치며 선복량 정중동
고려해운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그 위상이 일부 저하된 모습이다. 국적 선사 중 인트라아시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던 고려해운이지만 최근 외형성장 전략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적선사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초기인 2017년과 비교할 때 최근까지도 선복량 측면에서 이렇다 할 외형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여간 고려해운의 선복량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7년 말 기준 고려해운의 선박수는 59척으로 집계됐다. 선복량은 12만7856TEU로 당시 전세계 해운사 중 선복량 기준 17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0.6%를 기록했다.
이후 고려해운은 해운재건 프로젝트 진행을 계기로 외형을 키웠다. 인트라아시아 시장 경쟁자였던 흥아해운이 구조조정되자 빈 자리를 빠르게 채웠다. 2020년까지 꾸준히 선복량을 늘리며 사세를 확장했다. 2020년 말 기준 선박 64척, 선복량 15만122TEU로 글로벌 해운사 선복 순위 15위에 올랐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투자가 사실상 멈췄다. 2024년 말 기준 고려해운의 선복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선복량은 15만6071TEU로 2020년 대비 3.96%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선박수는 64척에서 66척으로 소폭 늘었다. 글로벌 해운사 순위는 15위에서 17위로 밀렸다.
동 기간 경쟁사들은 선복량을 키우고 최신형 선박을 도입하는 등 외형성장을 지속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이 빠르게 개편되면서 최신형 대형선박 위주로 선복 대형화가 추진됐다. 국내 해운사로만 한정해도 HMM은 지속적인 신조발주로 선복량을 키우고 선대 현대화에 성공했다. 또 경쟁사인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인수 후 체급을 한단계 키우고 지속적인 투자로 고려해운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2017년 말 35만7996TEU 수준이던 HMM 선복량은 2024년 말 89만4846TEU로 149.96% 가량 성장했다. 글로벌 선복량 순위는 13위에서 8위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최대 경쟁사인 장금상선은 2024년 말 선복량을 13만6993TEU로 키워 글로벌 선복량 순위 19위로 올라섰다.
◇중고선·용선 활용…위기 벗어나자 신조발주
고려해운의 선복량 정체는 유형자산 현황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고려해운의 유형자산 중 선박의 장부가는 별도 기준 2020년 말 3301억원을 기록했었다. 2021년 말 3393억원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인 뒤 2022년 말부터 감소해 2024년 말 282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등 해운업을 영위하기 위한 장치들의 장부가도 줄었다. 별도 기준 컨테이너장부가는 2020년 말 248억원에서 지속 감소해 2022년 말 154억원을 거쳐 지난해 말 100억원으로 감소했다.
취득 이후 감가상각에 따른 장부가 손실이 일부 발생하기도 했다. 고려해운은 2020년 말 선박 등의 유형자산에 대해 총 206억원의 감가상각비를 반영했다. 이 비용은 2021년 이후에는 매년 250억원 안팎으로 유지됐다.
감가상각비를 반영을 뛰어넘을 만큼 선박의 장부가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선박을 신규 도입하지 않고 기존 선대를 그대로 운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선박 신규 취득액은 2020년 말 1077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2021년 301억원, 2022년 17억원, 2023년 0원, 2024년 165억원 등 매년 규모가 줄었다.

고려해운은 중고선 취득 및 용선을 활용해 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선대 규모는 2022년 이후 늘리지 않는 추세다. 고려해운이 기간용선(TC) 및 나용선(BBC) 운용리스 계약에 따라 지급하는 리스료도 매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선박 리스료는 2022년 1979만달러에서 2023년 1935만달러, 2024년 2016만달러 등 큰 변동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변화가 감지됐다. 고려해운은 지난해 신조선 2척을 발주했다. 이에 따라 유형자산 중 선박의 장부가에 신규 건설중인 자산이 계상됐다. 지난해 668억원의 신규 건설중인 자산이 유형자산에 계상했다. 최근 5년 추이와 비교하면 2020년 말과 2021년 말 각각 50억원을 인식했고 2022년 말과 2023년 말에는 0원이었다. 고려해운이 코로나19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자 신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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