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리밸런싱]애경산업 '오너회사 매입'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에이텍세종 지분 100% 123억에 인수, '옥상옥' 구조 지적 계속
서지민 기자공개 2025-04-24 07:30:07
[편집자주]
애경그룹이 사실상 비자발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다. 항공·화학 부문의 부진 속에,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애경산업의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불거진 유동성 압박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벨은 그룹의 모태이자 현금화 카드가 된 애경산업의 기업 가치, 유력 후보, 매각이 그룹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오너 일가 가족회사 에이텍세종을 인수한다. 최근 애경그룹이 자산 매각을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면서 복잡한 지배구조 정비를 병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번 인수가 애경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첫 단추로 보는 견해가 나오는 이유다.◇에이텍세종. 매출 58% 애경산업에서 올려…내부거래 리스크 낮췄다
애경산업은 18일 에이텍세종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총 123억원이다. 에이텍세종은 대표이사인 윤광호 사장이 지분 50%,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나머지 50%를 보유하고 있는 특수 관계 회사다.
오너 일가 지분율은 채 부회장이 28.67%로 가장 많고,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 17.91%,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3.32%,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이 0.1%다. 오너 일가는 에이택세종 주식 양수도 대가로 약 60억원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에이텍세종은 산업·가정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판매를 하며 애경산업에 용기 등 원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상장사인 애경산업이 오너일가가 소유한 기업에 일감 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주주 이익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 에이텍세종은 2024년 매출액 18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58% 가량을 애경산업으로부터 거뒀다. 애경산업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2022년 91억원에서 2023년 93억원, 지난해 106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상장사인 에이텍세종에 지원한 일감은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에이텍세종은 당기순이익을 통해 축적한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2024년 1주당 1만5000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애경산업은 에이텍세종을 인수하면서 내부거래를 낮추는 효과를 보게 됐다. 용기 생산 능력을 갖추면서 원재료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게 돼 수익성 개선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
◇도마 위 오른 복잡한 지배구조, '에이텍' 인수 가능성은
한편 이번 인수가 애경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애경그룹이 골프장 중부CC와 애경산업 매각 카드를 꺼내들면서 업계에서는 애경그룹이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정리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받으면서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은 2012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이어왔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애경자산관리가 지주사 AK홀딩스 위에 위치한 '옥상옥' 구조를 띄고 있다.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의 합병 또는 오너일가 보유 애경자산관리 주식의 AK홀딩스 이전 등을 통해 지배구조 정비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애경산업이 에이텍세종에 이어 에이텍을 인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에이텍은 에이텍세종의 모체로 애경산업에 용기를 납품하는 특수관계회사다. 에이텍세종과 마찬가지로 채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50% 지분을 갖고 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수직계열화 체제 구축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 목적으로 에이텍세종을 인수하게 됐다"며 "거래 관계가 있던 만큼 오래전부터 지분 인수를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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