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한미반도체, '오너 3세' 경영수업 본격화될까⑤곽동신 회장 24세 입사, 어린 나이 두 아들에 잇단 주식 증여 눈길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13 08:15:29
[편집자주]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벤처붐 시기에 토종 신생기업이 대거 등장했다. 당시 정보기술(IT)의 발달, 세계 기술주 시장의 동반상승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본격 확산되면서 대기업 계열사의 협력사가 연이어 설립된 것이다. 이후 2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1세대 소부장, 팹리스 업체들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8일 14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2세에 이어 3세도 '조기 교육'에 돌입할까.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1974년생으로 왕성하게 활동할 나이임을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의 일일 수 있으나 과거 회사가 보여준 사례를 보면 곽 회장 자녀들의 조기 등판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우선 곽 회장은 일찌감치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외아들이었던 영향이 컸다. 이런 상황에 곽 회장 본인과 달리 그의 아들은 2명이다. 특히 한미반도체는 곽 회장이 경영에 뛰어들었던 당시와 비교해 사업 영역이 보다 넓다. 아들들을 경영에 조기 투입할 가능성이 큰 배경이다.
◇조기 투입 전망, 세대교체 밑작업 개시
이전부터 최근까지 곽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장남(곽호성)과 차남(곽호중)에 한미반도체 주식을 증여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천억원에 달한다. 내달에도 곽 회장 지분 1%가 두 아들에 각각 0.5%씩 증여된다.
그동안 곽 회장은 두 사람 모두에 균등하게 주식을 증여하고 있다. 다음달이 되면 두 사람은 각각 한미반도체 지분 2.55%를 보유하게 된다. 장남은 23세, 차남은 18세로 5살 터울이다.
시기적으로 두 사람이 투입되기에는 이르다. 다만 곽 회장이 24세인 1998년 한미반도체에 입사해 여러 보직을 거친 것을 고려하면 호성 군과 호중 군도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합류할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하는 등의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장남은 아버지가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나이를 앞두고 있다.
곽 회장의 경우 고 곽노권 전 회장 1남4녀 중 막내였다. 고 곽 전 회장과 삼촌인 곽노섭 전 전무의 지지에 힘입어 누나들을 제치고 어린 나이에 경영권을 잡을 수 있었다. 그는 33세인 2007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반면 곽 회장은 아들이 2명이다. 추후 후계구도에서 누가 앞설지는 미지수다. 이를 의식한 듯 주식 증여 과정에서 형과 동생을 나누지 않았다. 일종의 테스트를 거친 뒤 역할이 분담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미반도체는 세대교체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른 시점에 곽 회장이 투입되면서 자연스러운 승계가 이뤄졌다"며 "선대 회장도 중간중간 곽 회장에 주식을 증여하면서 상속세 등 이슈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호성 군와 호중 군이 언제 어떻게 한미반도체에 합류할 지다. 경쟁구도가 형성될지 통상적으로 장남에 우선적으로 기회가 부여될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또한 배당 규모를 늘려 둘의 증여세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곽동신 지분 60%' 곽신홀딩스 행보 주목
올 들어 곽 회장 개인회사로 변경된 곽신홀딩스도 눈길을 끈다. 곽신홀딩스는 2008년 설립된 한미오토모티브가 전신이다. 이후 신호모터스, 한미인베스트, 한미컴퍼니 등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2019년 한미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하고 곽신홀딩스로 거듭났다.
올 1월 곽 회장은 한미반도체로부터 지분 9%를 사들이면서 곽신홀딩스 지분율을 60%로 늘렸다. 한미반도체는 40%로 줄었다. 곽신홀딩스는 BMW 등 수입차 딜러 사업을 하다 현재는 투자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명품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 유통사업도 영위 중이다.
최근 곽신홀딩스는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사옥을 세우기로 했다. 곽 회장이 HPSP에 투자해 실현한 3000억원의 수익 등이 활용된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큰 곽 회장이 곽신홀딩스를 통해 수입차 딜러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미반도체는 "수입차 전시장을 준비한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도산대로 부지에 남아있는 건물의 철거를 진행한 후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 건물을 신축해 본격적인 투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호성 군이 곽신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도 눈에 띈다. 이 역시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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