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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패스그룹은 지금]'범핑' 분야 선두주자, 삼성 핵심 파트너로 성장①LG 출신 이병구 회장 창업, DDI·CIS 후공정 공략…네패스라웨 실패 '그룹 위기'

노태민 기자공개 2025-05-14 10:04:45

[편집자주]

네패스그룹이 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첫 단계다. 출범 후 3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네패스라웨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손자회사 네패스하임의 유형 자산 매각 등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승계 플랜 역시 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네패스의 FO-PLP 사업 실패가 원인이다. 네페스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적 변화 등 움직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0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패스는 1990년 이병구 회장이 창업한 반도체 소재 및 후공정 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양산에 집중했으나 2000년대 초반 반도체 범핑 사업에 뛰어들어 사세를 크게 키웠다.

네패스의 범핑 사업 진출은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 큰 힘이 됐다. 비메모리 사업 육성을 위해서는 후공정 파트너 확보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에 네패스그룹은 이 역할을 톡톡히 했던 곳이다.

◇2000년 초반 후공정 사업 진출, 네패스그룹 성장 밑받침

이 회장(사진)은 1978년 LG반도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생산기술센터장직을 끝으로 회사를 퇴사했다. 이 회장은 퇴사 후 1990년 12월 네패스의 전신인 크린크리에티브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현상액, 감광액을 개발 및 생산하는데 힘썼다. 이후 1995년 500만불 수출의 탑, 1996년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국산 전자재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크린크리에이티브가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진출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삼성전자와 매그나칩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에게 범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부터 CMOS이미지센서(CIS) 등 후공정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반도체 패키지 공정에는 와이어 본딩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범핑 기술은 와이어 본딩 대비 칩의 경박단소에 유리했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았다. 2000년대 초중반 국내 범핑 시장은 네패스와 앰코가 이끌었다.

2003년 11월에는 사명을 크린크리에티브에서 네패스로 변경했다. 네패스는 영원한 생명(Eternal Life)을 뜻하는 히브리어다. 2008년과 2010년에는 네패스LED, 네패스디스플레이를 설립하며 회사의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회장에게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 반도체 후공정 기업을 일궈낸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은 2022년 중견기업 성장과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탑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후공정 시대 도래할 것, 회사 '분할' 단행

네패스는 2010년대 후반 회사의 테스트 부문을 '네패스아크', 팬아웃(FO)-패널레벨패키지(PLP) 부문은 '네패스라웨'로 분할했다. 향후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도달해 반도체 미세화가 불가능해질 것을 내다보고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네패스아크의 분할은 성공적이었다. 2019년 회사 설립 후 2020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네패스아크는 이 공모자금을 활용해 시설투자(CAPEX)를 집행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온칩(SoC), 5G RF 칩 등 테스트 대응력을 높였다. 네패스아크는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AP) 제품의 웨이퍼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를 대표하는 테스트하우스로 성장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양산 중인 엑시노스2500도 네패스아크에서 웨이퍼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네패스라웨의 FO-PLP 사업은 그룹 전체를 위기에 놓이게 했다. FO-PLP는 기존 후공정 방식 대비 비용과 생산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웨이퍼 대비 면적이 5배 이상 넓은 만큼 수율 안정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네패스라웨는 특히 패널의 워피지(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율 관리 실패는 퀄컴 등 핵심 고객사의 이탈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네패스라웨는 출범 후 단 한 번의 흑자를 기록하지도 못했다. 누적 영업손실만 30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영업손실을 견디지 못한 네패스그룹은 지난해 말 결국 FO-PLP 사업을 중단 영업으로 분류했다.

업계에서는 FO-PLP 사업이 중견 그룹이 뛰어들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FO-PLP 기술을 내재화한 기업은 손에 꼽는다.

네패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후공정 사업을 재정비한다. 그룹사의 재무 위기를 초래했던 FO-PLP 사업을 잘라내고 삼성전자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미국 팹리스 기업 모놀리식파워시스템(MPS) 등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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