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업은 매력적일까. 201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엔 저비용항공사(LCC)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2025년 현재 11개 항공사가 글로벌 전역을 누비고 있다. 인구 5000만명의 나라에서 연간 공항 이용객 수는 2024년 1억2000만명을 넘어섰다. 항공업 호황기란 말이 나올법 하다.장사가 잘 될 것 같지만 항공사는 부침이 심한 업종이다. 계절에 따라 또는 외부 변수에 의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그만큼 지배구조 분쟁도 잦다. 위기 앞에 투자자와 경영진간 갈등은 노골적이다. 투자자들 간에도 해법을 놓고 분쟁이 커진다.
현재 국내에서 취항하는 주요 항공사들은 최소 한두번 이상 지배구조 분쟁을 겪었다. 최대주주가 몇번에 걸쳐 교체된 곳도 많다. 많은 항공사들이 생겨났고 숱하게 이름을 바꿨다. 그럼에도 항공사에 투자하려는 세력들은 항상 줄을 서 있다. 마치 분쟁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경영권을 인수해 재취항에 나선다.
항공산업은 규제산업으로 초기 진입이 힘들다. 그러나 한번 진입하면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면허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일까 항공사를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이들에겐 일종의 성역에 들어가는 것 같은 심리적 보상을 주는 것 같다. 항공사 오너는 재계에선 일종의 영예로도 여겨진다.
이처럼 항공업은 독이든 성배와 같다. 많은 재벌들이 영위하고 싶어하는 사업군이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금과 리스크를 동시에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크다. 몇몇 기업은 항공업 진출의 꿈을 이뤘지만 마지막엔 그 항공업 때문에 그룹 전체가 소멸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항공업을 대대로 영위하는 기업집단은 한진그룹이 유일하다. 한진그룹은 조중훈 창업주 이후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까지 3대에 걸쳐 대한항공을 일구고 발전시켜왔다.
조중훈 창업회장은 아직 육상운송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 않았던 1960년 한국항공이라는 민간 항공사를 세웠다. 서울~부산 간 노선에 취항해 민간항공사 시대를 열었다. 1961년 국영항공사 위주로 정책이 재편되며 사업을 접었지만 1969년 정부의 권유로 당시 부실에 빠진 대한항공공사를 반강제로 인수했다. 대한항공 탄생의 순간이다.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을 현재의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대한항공은 40개국 111개 이상의 도시에 정규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 순위도 20권 내에 진입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진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한진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항공산업 구조조정의 키를 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진행 중이다. 큰 고비를 몇번 만났지만 그때마다 잘 헤쳐나갔다. 이제 항공산업 구조조정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통합 후 대한항공은 세계 7위 규모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통합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2018년 KCGI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한진그룹은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직면했다. 한진칼 지분 18.46%를 확보한 호반그룹과 한진그룹간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모습니다.
기업과 기업간 인수합병(M&A)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과 명분이 중요하다. 부실경영과 오너 리스크를 겪는 기업이라면 M&A가 필요할 수 있다. 최대주주 교체로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 반대 경우라면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대한항공은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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