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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어 줄줄이 상장 포기…FI 교체가 해법될까 롯데글로벌·DN솔루션즈 철회…실적 우상향 '선제조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5-05-23 07:42:0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후반 저금리 시대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다수 기업의 상장 데드라인이 도래하고 있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추진한 기업도 대부분 FI와 맺은 IPO(기업공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상장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자 시선은 다르다. LG CNS는 외국인 투자자 외면 속에 눈높이를 낮춰 증시에 입성했고,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아예 상장을 철회했다.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마냥 상장만이 능사가 아니란 이야기가 나온다. 실적이 우상향하는 기업이라면 FI 교체를 통해 IPO 시점을 늦추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공감 못하는 투자자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을 노리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다가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두 회사 IPO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FI 회수가 IPO의 주된 배경이었다는 점이다. DN솔루션즈는 2022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올해 초까지 상장을 약속했으나 협의를 통해 기한을 늦췄다. 지난해 프리IPO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500억원을 투자 유치할 때 새로 약속한 기한은 2027년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시간이 더 촉박했다.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로부터 279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때 2021년까지 상장을 약속했지만 결국 두 차례 풋옵션(매수청구권) 행사를 연기해 올해 4월까지 상장하기로 했다. 상장 철회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는 에이치PE 지분을 약 4000억원에 다시 사들여야 한다.

연초 코스피 첫 딜이었던 LG CNS도 같은 이유로 상장에 나섰다.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이 LG CNS 지분 35%를 1조원에 인수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작년 연말 비상계엄 사태란 초대형 거시 변수 속에서 상장에 완주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의 IPO에 대해 투자자는 쉽사리 공감하지 않는 모습이다. DN솔루션즈는 글로벌 공작기계 기업과 비교해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최대 5조원을 넘는 예상 시가총액을 제시했지만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가격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눈높이를 낮춰 5000억원대 몸값을 제시했음에도 투자자는 외면했다. 에이치PE에 차익 보전을 피하려면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아야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 매각 작업 '한창'

물론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IPO를 추진하던 시기 상호관세 변수로 인해 투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과거 투자 유치 때 기대한 기업가치 목표치가 분명한 상황에서 상장에 나서다 보니 투자자 시선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라서 지분 손바뀜을 통해 FI 교체를 제안하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 FI 교체를 통해 투자자 회수도 돕고 다시 IPO까지 시간을 벌 수도 있다"며 "다만 실적이 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기업이어야 새로운 투자자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는 기업도 있다. 카카오 계열사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TPG(29.04%), 칼라일(6.18%) 등을 포함해 FI 보유 지분 약 40%를 VIG파트너스가 인수를 추진중이다.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 2대주주로 등극해 투자한 지 벌써 8년이 흘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IPO가 여의치 않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통매각부터 분할 매각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FI를 비롯 투자자 지분이 34%에 달한다.

IB업계에서는 마켓컬리로 잘 알려진 컬리가 FI 교체 후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컬리는 2020년대 초반 투자 유치 때 4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으나 지금은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 6000억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돼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해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컬리의 경우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기존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FI 교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현재 플랫폼 비즈니스는 물론 전반적으로 대형주 투자 분위기가 주춤한 만큼 신규 투자자를 맞아 시간을 확보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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