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메기' 메리츠증권, IB 강화 '인력·자본' 다 갖췄다송창하 전무 "내년까지 톱 5 진입 목표"
김슬기 기자공개 2025-05-23 07:42:3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통 투자은행(IB)이 돈이 안 되는 시장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부채자본시장(DCM)이 시장 변동성을 타지 않고 매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가져가는 상위 5개사 진입이 중요하다. 메리츠증권은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자본시장 메기'를 천명한 메리츠증권이 정통 IB(투자은행) 영역에서도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2025년을 정통 IB 강화 원년을 목표로 외부에서 영입된 송창하 기업금융본부장(전무·사진)을 만나 향후 메리츠증권이 그리는 IB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공격적인 인력 영입…이미지 개선에 총력

그는 "최근까지는 큰 틀에서 DCM, 주식자본시장(ECM), 신디케이션 조직의 부서장이나 시니어급 인력을 충원하는 데 집중했고 이제는 발행 영업과 실무를 담당하는 RM(Relationship Manager)·PM(Product Manager) 인력을 충원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작업을 마치면 1차적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본 토대는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까지 금융회사 위주로 영업을 하면서 실적을 올렸다. 국내 여신전문금융사채권(FB) 발행 큰 손인 KB국민카드와 KB·신한캐피탈 등의 인력이 확보된 만큼 FB 주관에서는 성과가 잘 나오고 있다. 다만 대기업 일반회사채(SB) 발행은 이제 개척해야 하는 영역이다. 이 때문에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팀장 등을 만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간 메리츠증권이 기업금융 영업을 하는 데 있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영업한다는 인식은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 담보대출이나 사모 메자닌 등의 발행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고수해 왔는데 이에 대한 이미지 개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기업에 기존의 방식뿐 아니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제는 대형사에 걸맞은 방식으로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6조3000억원대로 국내 자본순위 6위에 올라와 있고 하반기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6조원대, 정통 IB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 목표
자본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정통 IB 강화를 두고 기존에 해오던 사업방식과 맞지 않아 사업을 키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자본 규모에 따른 시장 지위를 보면 정통 IB로의 방향 선회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봤다. 오히려 공격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실력있는 IB들을 한데 모은 만큼 성장을 위한 조건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히려 은행계 증권사 등과 달리 공격적인 투자 집행이나 과감한 지원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메리츠증권이 정통 IB에서 자리를 잡으면 가파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메리츠증권이 향후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기업금융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정통 IB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있는데 오히려 대형사에는 매년 꾸준히 수익을 내주는 캐시카우라고 봤다. 2024년 기준 연간 회사채 시장은 200조원을 돌파했고 해당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은 27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해당 수수료의 절반 이상을 상위 5개사가 독식하는 구조다. 상위사들은 매년 200억~300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벌고 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은행권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겨오고 있어서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커졌는데 딜마다 총액인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결국엔 대형사가 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 됐다"며 "특정 상위 증권사가 과점하고 있는 시장이어서 진입장벽이 높은데 진입만 하면 매년 꾸준히 수익이 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리그테이블 10위 진입, 2026년에는 5위까지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편입해야 하는 기업금융자산이 많아진다"며 "내년까진 5위 안에 들어가는게 목표고 궁극적으로는 상위 3개사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파르지만 현실 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다.
◇ECM 성장 위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다른 부서와의 협업도 적극 권장
현재 기업금융본부에는 20명 정도가 출근하는데 상반기 들어올 인력까지 하면 30명 정도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해당 조직에는 ECM 인력도 포함됐는데 하반기에는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과거 KB증권에서 2021년 카카오뱅크 IPO 등 빅딜을 담당했던 이경수 전무를 영입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그는 직전까지 브레인자산운용에 있었다.
일단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수요예측이나 청약을 진행할 시스템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IPO 대표 주관 계약을 통해 실제 IPO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외주식 거래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봤다. 국내 공모주 청약을 통해 발생하는 고객 유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 메리츠증권이 기존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금융이나 구조화 영역과도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그는 "정통 IB를 키우는 데 집중할 예정이지만 기업에 따라서는 구조화나 부동산 금융, 인수금융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부의 담당부서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함께 근무하는 IB들에게 늘 고객과 결을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기업 생애주기마다 적절한 솔루션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발행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를 갖춰야 한다"며 "증권사에서 줄 수 있는 솔루션은 비슷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매력이나 실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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