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아직 여유 있는데…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이유는반년 사이 5번째 자본성 증권…최대금액 발행시 지급여력비율 10%p 개선효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5-05-30 12:59:59
[편집자주]
보험사 자본관리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회계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의 변화 역시 우호적이지 못하다. 이익 창출능력만으로는 자본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힘에 부치는 보험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의 선택은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이다. 보험사별 자본확충 활동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별 자본관리 전략의 방향성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8일 15시2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한화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을 추진한다. 앞서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차 자본확충에 나선다는 점,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당국이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의 권고 기준치 하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생명이 당장 자본확충에 목마른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규모의 자본확충을 통해 확실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례 찾기 어려운 금액, 확충 주기도 짧아졌다
28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앞서 27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0억달러(1조3650억원가량) 규모의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 발행계획을 결의했다. 발행 시기와 조건 등 상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오는 6월 중 수요예측을 거쳐 발행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통상 5년의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시기가 올해 안에 도래하는 2020년 발행분의 자본성 증권은 물론이고 내년 콜옵션을 행사해야 할 2021년 발행분의 자본성 증권도 없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계획은 차환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자본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와 자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달 자금은 전액 자본적정성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025년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155%로 잠정집계됐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21조2230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3조6920억원이다. 이번에 한도를 모두 채워 발행에 성공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은 165%까지 10%p(포인트) 높아진다.
최근 10년 동안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의 내역을 살펴보면 금액이 가장 높았던 것은 지난해 12월 말 현대해상이 발행했던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였다. 이번에 한화생명이 최고 한도대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면 앞선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가 높다.
자본확충의 주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은 앞서 3월 말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으며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약 2~3개월만의 추가 자본확충이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1회차 신종자본증권을 시작으로 총 8건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는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건이 2024년 하반기 이후에 2~3개월 간격으로 집중돼 있다.

◇자본확충 시급하지는 않지만…불확실성 철저 대비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자본감독 고도화의 일환으로 가용자본 중 손실 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만의 지급여력비율을 감독기준에 포함하는 대신 지급여력비율의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지급여력비율 권고 기준의 하향은 늦어도 올 3분기 중 법제화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말 잠정치 기준으로 한화생명의 가용자본은 지급여력비율 130%까지 약 3조4200억원가량의 여유가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화생명이 당장 가용자본을 시급하게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화생명이 자본을 확충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와 환율 등 외부 지표의 불확실성이 지속 중인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더해져 금융시장은 환경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한화생명의 자본확충 주기가 명백하게 짧아지고 금액이 불어난 것도 이 시기부터다.
여기에 작년 연말 회계부터 반영된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의 변경, 올해부터 더욱 강화되는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조치 등으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 과제는 날로 무거워지고 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은 한화생명이 그만큼 경영환경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철저하게 대비하고자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올 연말 기준 지급여력비율 관리 목표를 170%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연중 꾸준한 관리 없이는 달성이 쉽지 않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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