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CAPA 전쟁]단일 탄약체계 집중…투자 실탄은 '자체 수급'⑦[풍산]CAPEX 매년 증액 원동력, 풍부한 유동성…기계장치에 초점, 155mm CAPA 2배로
허인혜 기자공개 2025-06-02 07:47:02
[편집자주]
방산 수출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으며 국내 방산기업들이 생산능력(CAPA)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수요가 단기성 계약이 아니라 다년간의 공급을 전제로 한 수주로 바뀌며 생산거점 확보와 제조라인 고도화가 기업 경쟁력의 척도로 떠올랐다. 기업들도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전체 밸류체인의 재설계를 추진하는 중이다. 대규모 자금 유입이 전망되는 만큼 현금흐름과 조달 방식도 꼼꼼하게 짜고 있다. 더벨이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생산성 확대 전략과 자금 조달 방안, 주력 무기 품목에 따른 CAPA 전략 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8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몸담고 있는 산업이 아무리 활황기더라도, 적극적인 설비투자(CAPEX)는 기업의 수중에 풍부한 자금이 있어야 가능하다. 최근 방산기업들이 앞다퉈 유상증자 등에 나서며 곳간을 채우려는 것도 이때문이다.풍산은 최근 5년간 CAPEX를 매년 늘렸다. 현금이 원활하게 유입되는 한편 쌓아둔 현금에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전략이다. 풍산은 견조한 실적과 비축한 현금을 바탕으로 투자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회사채 발행 등의 외부 조달로 만기가 다가온 차입금을 해소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뒀다. 수주가 늘어난 만큼 선수금도 효자다.
세부적인 투자 항목을 보면 풍산은 기계설비 확충과 설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주요 수출품인 155mm 포탄 제조 설비를 강화하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2028년까지 대구경 포탄 캐파(CAPA)가 2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탄탄한 실적, 잘 쌓아둔 현금…CAPEX 자체 소화 '충분'
풍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CAPEX를 늘렸다. 2028년까지 장기 CAPEX 계획이 있어 앞으로도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500억원에서 2021년 910억원, 2022년 1170억원, 2023년 136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9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순현금흐름(NCF)은 다소 들쭉날쭉했지만 비축한 현금이 CAPEX 규모를 웃돌면서 건전성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2020년 1145억원, 2021년 마이너스(-)195억원에서 2023년에는 6962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24년에는 39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줄어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보면 2360억원으로 전년인 2023년 1564억원 대비 늘었다. EBITDA도 매년 커지고 있다. 2020년 2219억원에서 2024년 4134억원으로 확대됐다.
공급계약을 대거 체결하면서 계약부채도 확대됐다. 차후 어차피 매출로 전환되고 이자도 없는 착한 부채다. 방산기업 등 제조업에게는 당연히 쌓인다. 2022년말 선수금은 1546억원이었는데 2023년말 5137억원으로 늘었다. 납기와 함께 매출전환이 되면서 일부 줄었지만 2024년 말에도 5106억원이 남아있다.

회사채 발행 이력도 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매년 공모채를 발행해 왔다. 다만 규모와 시기를 볼 때 만기가 다가온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회사채를 계속 발행하면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13일 풍산이 방산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등급을 'A+, 긍정적'으로 재차 높였다. 유입된 현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지만, 회사채를 주기적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CAPEX 등에 현금을 쓸 여유도 충분해 졌다. 덕분에 운전자본과 CAPEX 투자 지출의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해결하고 있다.
◇기계장치 확충에 집중…2028년 155mm CAPA 2배로
풍산은 다양한 탄약을 생산하지만 결국 카테고리는 하나다. 드론과 유도무기로의 확장도 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출액에 유의미하게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방산 부문의 투자 대상이 복잡하지 않다는 의미다. 투자가 집행되면 바로 결과로 나올 수 있다.
풍산의 지난해 설비투자 내역을 보면 기계장치 확충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년의 유형자산 항목별 증가치를 보면 기계장치가 873억원으로 가장 컸다. 경주(안강사업장)의 기계장치 가치가 231억원, 부산의 기계장치가 63억원 증가했다.

부산과 안강 지역은 탄약 관련 설비가 집중된 방산 거점이다. 풍산은 2023~2025년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1691억원을 안강과 부산 사업장의 기계 장치 등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기투자엑은 1044억원으로 앞으로 648억원을 더 투자한다.
올해 1분기에도 기계장치에 추가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는 2024~2026년 중장기 계획을 재차 내놨는데 총 투자액은 1742억원으로 늘었다. 연구개발(R&D) 인프라도 추가로 확장하는데 대전기술연구원 연구장비 등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탄약의 규격 다변화 대응과 품질 보증을 위한 기반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R&D) 인프라도 확장되고 있다. 대전 기술연구원 장비 보완에는 약 13억 원이 투입됐으며, 이는 탄약 규격 다변화 대응 및 품질 보증을 위한 기반 확대 성격이다. 설비 가동률도 평균 90% 이상으로 유지 중이다. 풍산의 설비 평균 가동률은 93%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풍산이 155mm 포탄 등 대구경 탄약의 수출 확대를 겨냥해 관련 생산설비를 집중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본다. 이르면 2028년까지 해당 품목의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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