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02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상품본부 임원을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부터 상품본부에서 매달 직접 사모운용사 2~3곳에 실사를 나간다는 것이다. 현장점검을 통해 하우스의 전략에서부터 실제로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지, 법적 문제는 없는지 직접 꼼꼼하게 살핀다. 임원부터 직원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이 차례로 돌아가며 실사에 나선다.이미 실사를 통해 거래를 중단한 운용사가 두 곳이나 된다고 한다. 한 곳은 펀드 사이 자전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또다른 한곳은 법적 이슈가 불거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문제를 발견한 직후 해당 하우스에 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규모가 작지 않은 큰 운용사임에도 문제 발생 여지를 없앴다.
별것 아닌것 같지만 실제로 현장점검을 정기적으로 하는 판매사는 거의 없다. 새로 관계를 틀 때에는 현장방문을 종종 진행한다. 그러나 이미 거래를 시작했고 여러 차례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하우스라면 바깥에서 마케팅담당자나 대표를 만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가서 들여다보는 것과 밖에서 만나 이야기를 듣는 건 다르다. 실제 매매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실무자 단에서의 내부통제는 작동하고 있는지까지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건 직접 가야만 한다. 내부 인력 간 팀워크가 좋다거나 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는 건 덤이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점검한다. 쉬운 명제일 수 있지만 매일 생업이 몰아치는 가운데 원칙을 지키는 건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김성환 사장의 ‘한 끗’은 인사였다. 개인고객그룹장과 상품투자본부장을 모두 지점 출신으로 임명했다. 보통 본사 코스를 밟은 인물을 내정하는 관행을 깼다. 현장 목소리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책임자가 되자 바닥부터 챙겼다. PB 시절 고객들에게 펀드를 팔때 내심 궁금했던 점을 하나하나 확인했고 그렇게 문제가 있는 하우스를 발견하고 쳐냈다.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은 작년 가장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개인고객 자산만 14조원 넘게 증가했고 그중 펀드 판매액만 해도 2조원이 넘는다. 타사에서는 한투가 팔기 시작하면 속도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 쉼없이 발을 움직여야 하듯 화려한 성과도 공짜로 나오는 건 아니다. 보여지는 성과에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수면 아래의 내부통제에도 힘을 쏟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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