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글로벌전략 비교]DB손보, 미국서 리스크 빈발…중요성 커지는 베트남⑧2023년 이어 올 1분기도 미국 자연재해…베트남 진출 확대로 리스크 흡수능력 제고
강용규 기자공개 2025-06-04 12:23:18
[편집자주]
보험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다각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사에 이어 은행에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현지에 진출한 자회사와의 시너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진출 시장도 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후에 웃는 곳은 누가 될까. 보험사 별 해외 사업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DB손보)은 일찍부터 해외로 눈길을 향한 국내 보험사다. 미국에서 1984년 괌 지점의 개소를 시작으로 총 4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투자법인과 손해사정법인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베트남을 발판삼아 동남아시아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최근 미국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DB손보의 해외사업 실적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베트남을 주목하는 시선이 나온다. 보험산업의 성장 기대치가 높은 신흥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선진시장 미국에서의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오래 공들인 미국 사업, 노하우 축적에도 피하지 못한 손실
DB손보는 올 1분기 해외 원보험업에서 보험수익 2152억원, 보험비용 252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손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336억원에서 손실로 전환했다. 미국 LA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보험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DB손보의 해외 원보험업 손익은 지난해 1859억원으로 이 해 DB손보의 연결기준 보험손익 1조7192억원의 10.8%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해외 원보험손익이 -6622억원을 기록해 오히려 연결기준 보험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해 괌 태풍, 하와이 산불 등 미국에서의 자연재해가 겹친 탓이다.
DB손보는 1984년 미국 괌에 처음으로 지점을 개소한 이후 미국 진출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현재는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20년 뉴욕에 투자법인 DB AA(DB Advisory America, Ltd.)를 설립했으며 2021년에는 하와이 손해사정사 존뮬런(John Mullen & Company, Inc)를 인수하는 등 오가닉과 인오가닉 양쪽의 전략을 병행해 왔다.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노하우도 쌓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1분기의 LA 산불은 추산 피해액이 최대 400조원에 달하는 대재해로 2023년의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을 합친 것보다 피해 규모가 수십배는 더 컸다. 그러나 DB손보의 해외 원보험 손익은 2023년보다 올 1분기가 더 좋다.
산불 위험도가 낮은 계약 위주로 인수하는 가이드라인을 운용하고 재보험 출재를 통해 손해를 최소화했다는 것이 DB손보 측 설명이다.
다만 손해를 최소화했다고는 해도 DB손보가 1분기 해외에서 기록한 원보험손익은 결국 마이너스다. 자연재해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며 기후 변화로 인해 그 빈도는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이는 DB손보가 해외사업에서 미국 이외의 다른 시장의 진출을 강화해 리스크의 분산 역량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성장시장 베트남, 인오가닉 전략으로 빠른 시장 참여
DB손보가 점찍은 '다른 시장'은 베트남이다. 2011년 호찌민에 사무소를 열고 시장 조사를 시작한 뒤 2015년 현지 5위 손보사 PTI의 지분 37.32%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PTI는 지난해 기준 현지 3위 손보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0위 손보사 VNI와 9위 손보사 BSH의 지분을 각각 75%씩 인수해 베트남에서의 운영 법인을 3개로 늘렸다. DB손보가 보유한 베트남 손보사 3곳의 규모를 합치면 현지 2위 보험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베트남 보험시장은 연 3조~4조원 규모로 세계 43위에 해당한다. 시장 자체는 작지만 손해보험업의 보험침투율은 0.6%에 불과하며 수입보험료가 최근 5년 동안 연 평균 10%대의 증가세를 보이는 등 성장 기대치가 높다. DB손보는 베트남 보험시장에서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DB손보가 미국에 이어 베트남을 해외진출의 대상으로 결정한 이유는 신흥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경제가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인접국가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DB손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미얀마 양곤에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서 동남아 보험시장의 노하우를 축적한 뒤 이들 두 나라에서도 사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오가닉과 인오가닉을 병행한 미국과 달리 베트남에서는 인오가닉 전략만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경제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보험시장의 성장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직접 사업을 넓히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보험사를 인수해 빠르게 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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