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4년차 맞은 전문경영인 체제…사외이사 키워드 '기술통'[PHA]⑤자산총계 2조 미만에도 감사위원회 구축…9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 '눈길'
박완준 기자공개 2025-06-10 07:14:15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3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다.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로,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졌다. 자본 분배와 전체 주주의 권익 향상과 직결된 탓에 독립성이 지배구조 강화의 핵심으로 평가된다.국내 자동차 부품사 피에이치에이(PHA)는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자산총계 2조원 미만 상장사로 분류되면서 설치 의무가 없는 감사위원회도 설치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했다. 감사위원회를 선제적으로 설치하며 외부 견제의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PHA 이사회는 2022년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오너 2세인 김상태 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꿨다.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외형성장이 정체되자 경영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너 3세 김도연 씨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승계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됐다.
실제 PHA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그룹을 따라 진출한 중국에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PHA는 2020년 매출 9491억원을 거둬 1조원을 하회했다. 2021년에도 매출 9276억원에 영업이익 66억원을 실현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올해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사내이사는 허승현 대표와 강민봉 재경부문장 전무, 김도연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허 대표와 강 전무는 각각 경영총괄과 재경관리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허 대표는 PHA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현대엔지니어링 출신의 외부영입 인사다.
강 전무는 김 회장의 '믿을맨'이라는 평가다. 1997년 평화정공에 입사해 대리부터 과장 등의 진급 과정을 차근히 밟으며 전무까지 승진한 영향이다. 특히 강 전무는 2016년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PHA를 지주사로 구축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총괄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외이사는 기술 중심의 전문가를 배치했다. 앞서 PHA는 2022년까지 사외이사로 금융과 경제, 회계 전문가를 선임했다. 추교원 전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이규식 회계사가 이름을 올렸다. 금융과 경제 전문가를 선임해 신규 투자와 실적 반등을 목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PHA는 미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낙점하며 대규모 투자를 준비했다. 특히 2023년 3월 미국 조지아주에 6700만달러(약 870억원)를 투자하는 등 신공장을 구축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 실적도 2022년 매출 1조원을 재돌파하면서 영업이익이 2021년 66억원에서 223억원으로 늘어났다.
PHA는 2023년 사외이사를 전면 교체했다. 금융과 경제 전문가 대신 기술 중심의 사외이사진을 구축했다. 정현용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배준영 한국폴리텍대 메카트로닉스과 교수를 선임했다. 글로벌 전동화 전환 속도에 맞춰 기술 전문성을 강화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정공법' 전략이 이사회 구성에도 반영된 셈이다.
성별과 연령의 다양성도 충족시켰다. 회계 전문가로 1990년 1월생인 이소혜 회계사를 선임했다. 그는 2016년 대경 회계법인, 2019년 선일 회계법인 등을 거치며 약 10여년 동안 회계사로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PHA의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했다.
PHA는 이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 후보자이자 공인회계사로서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을 제고하고 회사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PHA는 자산총계 2조원 미만 상장사에도 불구하고 사외시사 3명을 선임해 이사회 정원의 50%를 채웠다"며 "특히 감사위원회와 1990년대생 여성 사외이사도 선임하면서 이사회를 강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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