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이재명 정부 출범]공약집서 빠진 배당소득 분리과세, 숙원 이뤄질까당내 의견 갈린 세금 관련 정책은 제외…"장기적으론 통과될 것"

황원지 기자공개 2025-06-11 08:18:08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언한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될지 주목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오랜 숙원 중 하나로 지난해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었던 정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부터 도입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커져왔다.

다만 지난주 발표된 정책 공약집에서 세제 개혁과 관련된 안이 모두 제외되면서 속도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발의하며 추진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초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찬반이 갈리고 있는 안건이다. 업계에서는 당론 취합이 선행되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발표한 대선 공약집에서 세제 개혁과 관련된 안을 모두 제외했다. 지난달 초 ‘코스피 5000 시대’를 내세운 데 이어 공약집에서 주가 부양 정책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지배구조 개선에 집중됐다. ‘상법상 주주충실 의무 도입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 통한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 ‘자본·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 ‘상장기업 특성에 따른 주식시장 재편 및 주주환원 강화’ 등의 정책이 포함됐으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은 없었다.

아직 당내 여론이 합치되지 않은 법안인 만큼 공약집에서는 제외했다는 해석이다. 해당 법안은 아직 민주당 내에서도 완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정책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과 부자 감세라는 반대 의견이 부딪히고 있다.

한 행동주의 펀드 매니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공식 정책집에서 빠지면서 지난주 금요일 배당주들의 주가가 흔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내부적으로 의견 통일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법개정과 함께 힘을 받아 추진될 정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핵심 법안으로 꼽혀왔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투자자의 금융소득(이자 및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일 경우 14%의 원천세율을 부과한다. 2000만원 이상인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저 14%에서 최고 45%에 달하는 누진세율이 추가된다. 여기에 지방세율을 보탠 최대 세율은 49.5%에 달한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을 할 유인이 크게 떨어졌다. 배당을 하더라도 실제로 주주에게 돌아오는 금액이 적어서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급여보다 배당을 선택했을 때 세금으로 누수되는 비용이 크다. 연간 1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는 1인 주주 회사일 경우 급여보다 배당의 유효세율이 약 1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양도소득세와 비교해도 배당 유인이 떨어지는 구조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세는 약 20~30% 수준으로 배당소득세보다는 낮은 편이다. 일반주주 입장에서도 국내주식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없어 배당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했다. 기업에서 구조적으로 배당을 할 유인이 떨어졌고, 이는 자연스레 낮은 주주환원율로 이어졌다.

이에 윤석열 정부에서는 지난해부터 밸류업 방안 중 하나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들고 나왔다. 구체적으로는 배당소득 증가분에 대해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일 경우 기존 14%였던 세율을 9%로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지방세 포함 최대 49.5%에 달했던 세율 상한을 25%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테이블 위에 오른 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배당소득 증대세제라는 이름으로 한시적으로 세율을 낮추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 배당금에 저율 과세를 적용하면서 실제 기업의 배당 성향을 개선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세제혜택의 수혜가 대주주와 고소득자에게 집중되면서 부자감세라는 논란이 뒤따랐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과거 정책의 문제를 개선한 법안을 내놓았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말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에는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에 한해 분리과세하는 안이 담겨 있다.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26~27% 수준이다. 대주주의 배당 유인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안이다.

다만 이에 대해 지난달 초 이재명 대표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한 유튜브 토크쇼에 출연해 “배당 성향을 높이기 위해 고려되는 게 배당소득세인데 이를 내린다고 배당을 꼭 많이 하지는 않는다”며 “배당소득세를 낮추면서도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정교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당내에서 부자감세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이 강한 만큼 당내 의견 합의에 이르는 게 우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