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09일 07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가 제일 걱정 없죠. 사업이란 게 늘 좋을 순 없지만 여긴 구조가 깔끔히 나뉘어 있어서 잘 굴러가요."최근 만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건넨 말이다. ‘요즘처럼 철강 경기가 나쁠 때 세아는 잘 나뉘어 있어서 괜찮다?’ 얼핏 앞뒤가 어긋나 보이지만 양대 지주사 체제로 불황을 버티는 세아그룹을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쪽은 미국, 다른 한쪽은 유럽을 뚫는다. 지주사 세아홀딩스 계열로 특수강에 주력하는 세아창원특수강은 미국 텍사스주에 연간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완공 예정이다. 이미 스페이스X, 보잉 등 현지 우주항공 기업과 납품 협의도 진행 중이다.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다른 지주사 세아제강지주 계열의 세아윈드는 영국 해상풍력 시장을 두드린다. 핵심 구조물인 모노파일은 해상풍력 설비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올해 초 영국 현지에 공장을 세웠고 첫 완제품 출하를 앞두고 있다. 스웨덴·덴마크 기업들로부터 최대 2조원 규모 선수주도 확보했다.
물론 두 사업 모두 아직 초기 단계다. 실적이 더 뒷받침돼야 한다. 그럼에도 세아홀딩스·세아제강지주 주가는 올들어 각각 11%, 2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나 4대 철강사 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철강업 흐름이 흐려도 시장은 각자 제 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분명하게 나뉜 지배구조는 이런 신뢰의 근간이다. 오너 3세이자 사촌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은 각자 모친·부친과 개인회사 지분을 더해 지주사 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쥐고 있다. 눈치 볼 일도 부딪힐 일도 없다. 구조가 단순하니 조직도 안정적이다. 시장은 그걸 놓치지 않는다.
균형 잡힌 구도는 바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금이야 찰스 3세 국왕까지 공장을 찾지만 초창기 세아제강지주는 먼저 영국 정부의 까다로운 평판 검증을 넘어야 했다. 해상풍력 같은 인프라 산업에선 이미지가 곧 계약 조건이라서다. 그때도 내홍 없고 선명한 의사결정 구조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불황이다, 관세다 해서 업계가 뒤숭숭하다. 경영권 분쟁이나 승계로 인해 재계는 조용할 틈이 없다. 그러니 세아그룹의 안정된 신사업과 지배구조가 더 도드라진다. 흔들림 없는 운영이야말로 지금 시장이 가장 높이 보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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