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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유증 걱정 없다' LS마린솔루션의 질주…기대감 '증폭'에너지 고속도로 수혜 기대, 대형 포설선 확보…사업 성장성 '주목'

유나겸 기자공개 2025-06-11 08:54:1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0일 13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최근 며칠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S마린솔루션 주식은 10일 오전 3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장중 최고가 3만1850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4월 9일 장중 한 때 1만2960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145.8% 오른 수준입니다.

9일 종가는 2만59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무려 26.89%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만1300원과 비교하면 130% 상승한 수치입니다.

주가 급등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합니다. 우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수혜주로 부각된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업을 애초 계획보다 6년 앞당긴 2030년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쯤 시공사 및 민간 사업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호남 지역에서 생산한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는 1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고압직류송전(HVDC) 방식은 해저를 관통하는 장거리·대용량 송전을 가능케 합니다. HVDC 송전망에 활용되는 해저케이블은 수천 톤(t)에 이르는 무게와 길이로 인해 전용 선박인 포설선을 통해서 설치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LS마린솔루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LS마린솔루션은 사실상 국내에서 포설선과 트랙레코드(포설이력)를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죠.

LS전선의 자회사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함께 고객사로부터 턴키 방식의 수주를 진행해왔습니다. 턴키 서비스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사업 방식입니다.

발주처 입장에선 하나의 업체가 설계부터 시공,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턴키 방식이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입니다. 또한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선 턴키 수행 역량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따라서 LS전선이 해저케이블을 공급하고 LS마린솔루션이 포설 및 시공을 맡는 구조는 시장에서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해저케이블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여러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Industry & Event

LS마린솔루션의 전신은 KT서브마린입니다. 2023년 LS전선은 KT로부터 KT서브마린 지분 24.3%(629만558주)를 449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45.69%의 지분을 확보하며 KT서브마린은 사명을 지금의 LS마린솔루션으로 변경했습니다.

LS전선은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S마린솔루션 인수를 단행했습니다. LS전선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와 함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85%를 점유하는 강자지만 해저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 역량은 갖추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LS마린솔루션을 품에 안은 것이죠.

기존 LS마린솔루션은 해저 통신 케이블의 시공·유지보수에 집중해왔으나 LS전선에 인수된 이후 해저 전력 케이블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사업 확장에 힘입어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303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죠.

앞으로의 성장세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수주잔고를 봤을 때 말이죠. 올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6143억원으로 전년 동기(703억원) 대비 무려 773.7% 급증한 셈이죠.

최근에는 해저 전력 케이블 사업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LS마린솔루션은 약 27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보통주 수는 1957만주로 전체 발행주식(3266만8854주)의 60%에 달합니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은 대형 포설선 건조에 투입됩니다. LS마린솔루션은 총 3458억원을 들여 케이블 적재 용량 1만3000톤급의 대형 포설선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선박은 약 2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2028년 3월부터 운항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대형 포설선을 확보하면 수주 경쟁력은 물론 사업 성장 가능성도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장거리 자립형 송전망 구축에 있어 포설선은 필수적인 장비이며 최근 해저케이블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들도 앞다퉈 포설선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이번 대규모 투자에 앞서 LS마린솔루션은 지난 3월에도 기존 케이블 포설선(GL2030)의 적재 중량 증설을 위해 약 198억원의 시설 투자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GL2030은 자체 추진 기능이 없는 CLB(Cable Laying Barge) 형태로 작업 효율성과 기동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로 대형 포설선 확보로 추진력을 갖춘 신규 선박이 도입되면 운용 효율이 개선되고 해저케이블 시공 역량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며칠 전 발표된 유상증자와 관련한 주가 희석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된 모습입니다. LS마린솔루션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날 LS마린솔루션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7% 하락한 1만8000원에 거래됐는데요.

하지만 이후 주가는 빠르게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물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수혜 기대감도 작용했지만 그만큼 시장이 이번 유상증자를 사업 성장성과 직결된 전략적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해저 전력 케이블 시장 확대에 맞춰 LS마린솔루션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가 주가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는 겁니다.

해저 전력 케이블 사업에서 시공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종합 역량을 갖추게 되면서 LS마린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죠.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LS마린솔루션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수혜 기대와 함께 해저케이블 시공 및 유지보수 사업 특성상 선박 도입이 중장기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대형 포설선이 도입되면 연간 약 1500억에서 200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LS마린솔루션은 생산능력(CAPA) 증설과 LS그룹의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바탕으로 국내외 수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서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대규모 HVDC 구축 사업이 예정인 가운데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LS전선이 HVDC 해저케 이블을 공급하고 LS마린솔루션이 해저케이블의 포설 및 시공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서해안 HVDC 프로젝트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LS마린솔루션의 수주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나민식 SK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달 27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대형 선박 확보 시 LS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서도 단순한 주가 희석보다는 신성장 동력 확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LS마린솔루션을 이야기 할 때 구본규 LS마린솔루션 대표(사진)를 빼놓을 수 없죠. 1979년생인 구 대표는 미국 펴듀대 경영학, 펴듀대 대학원 MBA를 거쳐 2007년 LS전선에 입사했습니다. 이후 LS산전(현 LS일렉트릭)에서 Global전략팀 차장, 사업개발팀 부장, A&D 해외사업부장 등을 거쳤습니다.

그렇게 주요 LS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친 구 대표는 2022년 LS전선 대표이사에 오르고 지난해부터는 LS마린솔루션 대표직도 겸하게 됐습니다.

구 대표가 자회사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LS마린솔루션이 처음이라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업계에선 구 대표의 합류를 계기로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 간 시너지가 한층 강화되고 해상풍력이나 해상태양광 같은 해저 인프라 사업에서 LS마린솔루션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 구 대표는 겸직의 배경에 대해 '연결성'을 꼽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공식석상에서 "이제는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을 따로 보지 않고 턴키로 봐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LS마린솔루션이 주식회사로 떨어져 있지만 LS전선과 한 회사처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를 맡았다"고 직접 밝혔습니다.

그룹 차원에서도 두 회사의 유기적 연계를 염두에 둔 셈입니다. LS마린솔루션은 2030년까지 매출을 5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수주잔고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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