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문화재단의 진화]한화 오너가·계열사 '십시일반'…2년간 '593억' 출연②김승연 회장 비롯 아들 3형제 자금 투입, 엠티엔 지분·고창군 토지 증여
서은내 기자공개 2025-06-13 13:01:25
[편집자주]
문화재단은 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관과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각사 오너의 의지에 따라 공익사업 성격, 실행력, 재단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거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곳이 다수였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변화를 시도하며 인식 개선을 꾀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곳이 많다. 연간 공시를 토대로 주요 대기업 문화재단들의 현재 위상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화 양상 등을 다방면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문화재단이 미술관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룹 각 계열사들과 오너일가의 개인 재산 재단 출연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재산 출연은 2023년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졌다.2023년과 2024년 오너 개인과 계열사들이 기증한 현금, 토지, 주식은 약 593억원이다. 몇몇 계열사가 지난해 연말 추가 출연을 확정한 금액도 100억원이 넘는다.
◇퐁피두서울, 뉴욕 미술관 건립…대규모 자금 소요
한화문화재단의 최대 자금 사용처는 퐁피두 분관 건립과 관련된 비용들이다. 우선 프랑스 퐁피두센터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개관에 필요한 소장품들을 대여해 와야 한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과 2024년 재단은 퐁피두 센터에 약 17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63빌딩 별관에 들어설 예정인 퐁피두서울 미술관 공사에도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2024년 한해 미술관 공사와 설계 등에 들어간 자금은 약 216억원이다. 초기 건립이 시작된 2023년에는 20억원이 투입됐다.
동시에 미국 뉴욕에서도 전시관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화문화재단은 최근 뉴욕 브로드웨이 지역에 분사무소도 설치했다. 분사무소 인근인 트라이베카에 공간을 임차하고 국내 퐁피두서울과 또다른 미술관 전시실을 설계, 공사하는 중이다. 뉴욕미술관 임차와 공사 관련 비용으로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5억원, 14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오너가 출연 엠투엔 주식, 소액씩 매각 진행
재단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들을 그룹 계열사들과 오너가로부터 십시일반으로 출연받고 있다. 2023년과 2024년 재단으로 모인 출연금은 약 593억원에 이른다. 계열사들이 583억원을 출연했으며 오너가에서 약 10억원 상당의 주식과 부동산을 출연했다.
2022년까지는 한화건설, 한화솔루션, 한화케미칼 등 일부 계열사들이 3억원 이하의 금액씩만 재단에 출연하는 것이 전부였다. 퐁피두와 계약이 성사된 2023년부터는 계열사 출연액이 확연히 증가했다.
최근 2년간 가장 출연금 규모가 컸던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16억원, 81억원씩 총 97억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다음으로 한화솔루션이 92억원을, 한화생명이 81억원을 기부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도 2024년 10월부터 2026년까지 총 120억원을 분할 출연하기로 했다.
2023년에는 오너가 개인의 재단 증여가 이뤄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부동산과 한화그룹 방계기업 엠투엔의 지분을 나눠서 출연했다. 증여된 토지는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석정리에 위치해 있으며 증여당시 수증가액은 4200만원 정도다.
출연한 엠투엔 지분은 약 9억원 상당이다. 엠투엔 주식 19만6675주에 해당한다. 엠투엔은 김 회장의 부인 고 서영민 씨의 동생 서흥민 회장이 최대주주다. 엠투엔은 스틸드럼 제조와 의약품 연구 개발, 전장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코스닥 상장사이며 신라젠 최대주주에 오르며 바이오업계에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엠투엔 주식은 김 회장과 아들 3형제가 골고루 나눠서 재단에 증여하는 형태를 취했다. 서 씨 소유의 엠티엔 지분이 김 회장과 세 아들들에게 증여된 후 다시 재단에 그대로 기부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문화재단은 수증받은 엠투엔 주식을 2023년과 2024년 수차례에 걸쳐 소규모씩 매각하면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최초 수증받은 주식은 19만6675주였으며 2024년 말 17만2939주(지분율 0.43%)로 줄어든 상태다.
최근 2년간 엠투엔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은 약 5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수증받을 당시 평가된 주식 약 20만주의 장부금액이 4000만원 수준이었으며 현재까지 매각한 주식은 2만3000주 가량이다. 2024년 말 기준 해당 주식의 시가 평가된 가치는 약 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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