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숨은 강자들]KPX그룹에서 독립했지만…지배구조는 '그대로'[그린케미칼]②양준화 사장 개인회사 건덕·관악상사 승계 지렛대 역할
정명섭 기자공개 2025-06-16 07:43:26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1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PX그룹 산하 정밀화학사였던 그린케미칼은 2018년 그룹에서 독립했다. 오너 2세 양준화 대표이사 사장이 지분과 경영권을 승계받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양 사장이 그린케미칼의 지배력을 확대해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양 사장이 단독 주주로 있는 회사들이었다. 그린케미칼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가 최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KPX그룹 지배구조와 유사하다.
11일 기준 양 사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그린케미칼 지분은 59.8%다. 이 중 양 사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19.72%다. 나머지 지분은 건덕상사(25.47%), 관악상사(11.6%), KPX문화재단(3.01%)이 가지고 있다.
이는 2017년 말 확립된 지분구조다. 당시 양 사장은 본인과 건덕상사, 관악상사가 각각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을 정리한 이후 KPX홀딩스가 보유한 그린케미칼 지분(당시 23.78%)을 모두 사들였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는 모두 양 사장이 소유한 비상장사다. 양 사장의 건덕상사 지분은 76.95%, 관악상사 지분은 100%다. 관악상사는 건덕상사 지분 23.05%를 보유하고 있다. 본래 양 사장은 KPX그룹 창업주이자 부친인 양규모 회장과 건덕상사와 관악상사 지분을 같이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3년 말 양 회장은 양 사장에 건덕상사, 관악상사 지분을 모두 넘겼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건덕상사의 연매출은 5억원, 영업이익은 1억원 수준이며 관악상사의 연매출은 2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경상이익은 높은 편이다. 그린케미칼로부터 유입되는 배당 덕분이다. 건덕상사의 경우 매년 10~20억원대의 경상이익을 거두어왔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는 양 사장이 KPX그룹에서 독립하기 전까지 KPX홀딩스, KPX케미칼, 그린케미칼(당시 KPX그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며 배당금수익 등으로 실탄을 쌓아왔다. 이는 양 사장이 그린케미칼을 승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사장이 KPX홀딩스 지분을 정리하고 그린케미칼 지분을 늘리던 2014년 말, 건덕상사와 관악상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각각 129억원, 64억원까지 쌓였다.
그린케미칼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가 최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KPX케미칼과 유사하다. KPX그룹은 양준영 회장→CK엔터프라이즈(양 회장 소유 비상장사)→KPX홀딩스→KPX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CK엔터프라이즈는 양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수익 기반이 없었던 CK엔터프라이즈는 과거 KPX케미칼의 대표 제품인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수출 영업권을 무상으로 양도받아 내부거래로 이익을 거뒀고, 이는 KPX홀딩스 지분을 사들이는 데 활용됐다.
그린케미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상법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 선임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만 지키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인 양 사장이 맡고 있다.
이외에 신인균 케미칼부문 부사장과 강희권 AM(아크릴레이트모노머)부문 전무가 등기 임원이다. 사외이사는 제약사 솔루션케미칼의 조현제 대표이사로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ESG기준원이 책정한 그린케미칼의 지배구조 등급은 'C'다. 2023년 등급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C는 '취약' 등급으로 체제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 이사회의 독립성, 다양성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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