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흥국화재 평가개선·참여도 선방, 견제기능은 아쉬워[보험]경영성과 점수 5점 만점에 2점대, 올해 실적반등해 수치 상승 가능성도
안정문 기자공개 2025-06-18 08:10:35
[편집자주]
좋은 이사회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통찰 있는 결의와 책임이다. 그러나 이사회 리더십은 종종 구조부터 취약하거나 요식적으로만 기능한다. 정책거버넌스 모델을 창안한 존 카버는 "통상 이사회란 유능한 개인들이 모인 그저 그런 집단"이라 평하기도 했다. 이사회 경영이 부상할수록 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단 뜻인데, 금융사 이사회는 특히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고정된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새로운 리스크와 시장 구조, 사회적 기대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역동적 과정이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이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 중일까. theBoard가 독자적 툴을 만들어 평가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2일 08시1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화재가 이사회 평가에서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참여도, 구성, 정보접근성 부문에서는 5점 만점에 3점대 평균점수를 획득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 이사회 평가 결과 공시,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 이사회 및 소위원회 개최횟수와 참석률, 이사 활동 내역 공시 등과 관련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60% 넘게 감소하면서 각종 경영성과 지표도 업계 중하위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영성과 부문의 점수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보험사 이사회 평가에서 순위별 점수차는 크지 않았다. 3위부터 17위까지 순위 사이 점수차는 모두 3점 이내였다. 11위인 삼성생명과 흥국화재의 점수 차이는 9점이다. 공동 14위에 오른 동양생명, 교보생명, 농협생명과 점수차는 2점에 불과하다.
견제기능과 관련된 항목에서는 2점 초중반대의 점수를 받았다. 이사 추천 경로, 사외이사만의 회의, 주가연동 보수 체계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탓이다.
◇금융사 최저점 기록, 평가개선·참여도 준수
theBoard가 실시한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220점 만점에 128점,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58.2점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보험사 17곳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평가에 포함된 금융사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흥국화재는 꼴찌를 벗어나지 못한다. '2025 금융사 이사회 평가' 평가대상 기업은 총 53개사다. 각각 △금융지주에서 8개사 △은행은 13개사 △증권은 15개사 △생명·손해보험에서 17개사를 선별했다.

5점 만점으로 환산한 흥국화재의 부문별 점수는 각각 평가개선프로세스 3.4점, 참여도 3.3점, 구성 3.1점, 정보접근성 3.0점, 경영성과 2.7점, 견제기능 2.3점이다. 흥국화재 이사회는 7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는 송윤상 대표와 유진우 전무, 박봉수 상무다. 사외이사는 신건철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이병국 이촌세무법인 회장, 이건 창원대 회계학과 부교수, 이근수 변호사 등 4명이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는 감사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등이 있다.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부문은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흥국화재는 이사회 평가 결과를 공시하고 이사회 구성원의 감독기관 제재 및 사법 이슈 연루 이슈가 없다. 이에 관련된 2개 질문에서 각각 만점을 받았다. 이사 평가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일부 감점을 받았다. 흥국화재는 외부평가 없이 내부평가만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이사 재선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참여도와 구성, 정보접근성 부문도 3점대의 평균점수를 획득했다. 참여도 부문에서는 이사회 개최 횟수(13회)와 구성원 참석률(96.4%)에서 5점, 감사위원회 회의수(10번) 및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 활동(임원후보추천위원회 회의수 4번) 관련 질문에서 4점을 받았다. 반면 이사들에 대한 교육과 이사회 안건통지일 등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1~2점을 받았다.
구성 부문에서는 이사별 소속 소위원회 수와 소위원회 위원장의 사외이사 여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된 질문에서 만점을 받았다. 흥국화재의 이사들은 최대 3개 소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3개 소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이사는 3명이다.
이병국 사외이사는 위험관리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감사위원회, 이건 사외이사는 위험관리위원회·보수위원회·감사위원회, 신건철 사외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ESG위원회·감사위원회 소속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없지만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반면 흥국화재는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를 만들지 않고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없어 관련 질문에서 1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사외이사 비중(57.1%), 이사회 규모, 이사회 지원조직 등에서도 감점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부문과 관련해 흥국화재는 이사회와 개별 이사들의 활동 내역을 상세하게 공시해 관련 질문에서 5점을 받았다. 집합적 정합성 확보와 관련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아 관련 질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평가와 관련된 집합적 정합성은 이사 개인뿐만 아니라 이사회가 총체적으로 금융회사 경영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로 구성되어야 함을 뜻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 경로도 사내로 한정돼 감점을 받았다. 흥국화재는 지배구조보고서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주요주주 및 임원, 외부기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임원후보는 모두 지원부서를 통해서만 추천됐다.
◇외부 이사 추천과 사외이사 회의 부족, 경영성과 지표도 악화
가장 점수가 낮았던 견제기능 부문은 8개 질문 가운데 절반인 4개 질문에서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외부로부터 이사 추천 여부, 사외이사만의 회의,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 기간, 주가연동 등기임원보수 체계 등이 미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로 감사위원회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관련 질문에서 최고점을 받기도 했다.
경영성과 부문은 5점 만점에 평균점수 2점대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업계 중간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TSR은 19.54%로 15개 보험사(수치가 없는 2곳 제외) 중 9위에 올랐다. ROE는 9.97%로 17개 보험사 중 8위, ROA는 0.86%로 11위를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2024년 개별기준 영업수익 3조3740억원, 영업이익 1488억원, 순이익 106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수익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0%, 순이익은 63.9% 줄었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데는 보험손익 감소, 투자손익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다행히 반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0.3% 증가한 1447억원, 순이익은 149.2% 늘어난 119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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