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트랜스포메이션 2.0' 점검]그로서리 1번지 비전 구체화, '내실→확장' 전략 가동②롯데마트·슈퍼 통합, 해외사업 본궤도…내년 사업부 영업익 1000억 목표
정유현 기자공개 2025-06-17 12:26:56
[편집자주]
롯데쇼핑이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확보에서 출발해 글로벌 확장과 고급화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전사적 체질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를 유통군 성장 전략 결실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사업부별 과제 실행 현황과 성과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10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가 '트랜스포메이션 2.0'의 재무적 성과를 주도하는 핵심 사업이라면 그로서리 사업부(국내 마트·슈퍼)는 전사 전략의 실질적 실험 무대다. 구조 전환과 체질 개선이 동시에 요구되는 변화의 최전선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업 분야다.1.0 단계에서는 신선식품 강화와 마트·슈퍼 통합을 통한 원가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2.0 단계로 접어든 지난해부터 신규 출점과 글로벌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 도약을 위한 행보에 착수했다.
◇마트와 슈퍼 사업 통합 효율성 제고, 신선 식품 강화 방점
롯데쇼핑은 1998년 서울 구의동에 '롯데마그넷' 1호점을 출점하면서 대형마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백화점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대형마트로 넓히면서 유통 채널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최단기간 매출 1조원 달성(2000년), 50호점 출점(2006년), GS마트 인수(2010년대) 등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2008년부터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진출하며 한때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에는 9조원대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정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같은 해 의무휴업 도입과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성장세가 꺾였고, 2017년 사드 여파로 중국에서 철수하면서 해외 전략도 흔들렸다. 팬데믹까지 겹치며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자 롯데쇼핑은 사업 구조 전반을 재정비하는 대대적인 전환에 나섰다.
2022년 롯데그룹은 순혈 주의를 깨고 롯데쇼핑에 외부 인사를 영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중심으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마트사업부 대표(부사장) 삼각 구도가 형성됐다. 김상현 부회장이 '트랜스포메이션 1.0' 전략을 선언했고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롯데마트는 강 부사장이 주도적으로 판을 짜기 시작했다.

롯데쇼핑은 2022년 사업 구조를 '라이프스타일'과 '그로서리'로 재편하고, 마트·슈퍼 통합 및 상품 소싱 일원화를 통해 바잉 파워 강화를 추진했다. 신선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15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구성된 '리드 프레시'팀도 신설했다.
2023년부터는 강성현 부사장이 롯데슈퍼 대표를 겸임하며 상품본부·지원부서를 통합하고, 중복 상권 정리 및 가맹점 중심 재편을 통해 운영 효율화를 이끌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리뉴얼된 식료품 특화 매장 '그랑 그로서리' 1호 은평점은 매출과 고객 수가 모두 증가하며 변화의 성과를 입증했다.
체질 개선 효과는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2023년 말 슈퍼사업부는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할인점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87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내실뿐 아니라 외형까지 확장하는 2.0 전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로서리 사업 '원팀' 체제 구축, 국내 신규 출점 및 싱가포르로 진출국 확대
롯데는 그로서리 사업의 내실을 다진 뒤 출점 확대와 해외 진출을 병행하며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까지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이커머스사업부 내 e그로서리사업단을 마트 조직과 통합하고, 오카도(Ocado)와의 협업 사업도 롯데마트가 전담하는 '원팀 체제'를 구축했다.
점포 전략도 전환됐다. 부진 점포 정리에 집중하던 국면에서 벗어나 6년 만에 확장 전략을 재가동했다. 올해 1월 식료품 특화 점포인 천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중 식료품 특화 '그랑 그로서리' 구로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근거리·소량 구매 수요에 대응한 롯데슈퍼도 가맹점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매출 축소와 e그로서리 이관(-109억원), 오카도 투자 금액 등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받았다. 그로서리 사업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감소했다. 조직 이관 및 투자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며 실적은 주춤했지만, 내실과 외형 확장을 병행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현재 물류 통합 체계 구축을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류 및 배송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제고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 사업이 선전하면서 할인점 사업의 효자로 거듭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롯데마트는 경쟁사보다 앞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기반을 다졌고 그 효과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 마트 사업의 영업이익은 2023년 400억원을 기록한 후 2024년에는 473억원으로 19.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214억원을 기록했다. 이익 기여도는 아직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흐름이 맞물리면서 중장기 실적 기여도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시장 확장 전략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대형 할인점에 숍인숍 형태로 롯데마트 익스프레스 1호점을 오픈하면서 17년 만에 신규 동남아시아 국가로 발을 넓히게 됐다. 향후 싱가포르를 동남아 수출 거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도 그로서리 중심의 점포 리뉴얼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해외 사업 투자의 성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인 만큼 해외 사업에서의 수익성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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