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LS마린, 대형 CLV로 해저케이블 시너지 '가속화' 제주 HVDC 시공 협력 주도, 턴키 역량 앞세워 에너지 고속도로 수혜 '기대'
유나겸 기자공개 2025-06-16 07:40:1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저케이블 설계와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LS전선이 오랜 기간 시공과 유지보수를 외부 업체에 의존해왔다. 이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LS전선은 시공 전문기업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하며 해저케이블 사업 전 과정에 걸친 턴키(Turn-key) 역량을 갖추게 됐다.이러한 가운데 최근 LS마린솔루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대형 포설선(CLV) 확보에 나서면서 모회사 LS전선과의 시너지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형 CLV를 바탕으로 양사가 턴키 역량을 앞세워 협업에 나설 경우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해저케이블 대형 사업 수주에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LS마린솔루션 인수…턴키 프로젝트 관리 국제 인증 '획득'
LS마린솔루션의 전신은 'KT서브마린'이다. 2023년 LS전선이 KT로부터 KT서브마린 지분 24.3%(629만558주)를 449억원에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고 이후 사명을 지금의 LS마린솔루션으로 변경했다. 당시 LS전선은 총 45.69%의 지분을 확보했다.
LS전선이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한 배경에는 해저케이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 있었다. LS전선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와 함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공 및 유지보수 역량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는 단순 제조를 넘어 설치 및 유지보수 역량이 사업 안정성의 핵심으로 꼽힌다. 해류, 수심, 기상 조건 등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케이블을 정밀하게 포설하고 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발주처에서도 설계부터 제조, 시공,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턴키' 수행 역량을 선호한다. 하나의 업체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방식이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도 턴키 수행 역량은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LS전선은 시공 및 유지보수 역량이 없어 해당 업무를 외부 업체에 의존해왔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케이블 시공·유지보수에 특화된 LS마린솔루션을 인수했다.
인수 이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 역량은 한층 공고해졌다. 2023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턴키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국제 인증(ISO 21502)을 글로벌 인증기관 로이드인증원(LRQA)으로부터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프로세스, 시스템, 인력 등에 대한 국제표준을 규정한 것으로 유럽과 미국 등 주요 해외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양사의 턴키 협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북당진~고덕 1·2차, 제주 2·3연계 HVDC 해저케이블 시공을 함께 수행하며 턴키 역량을 입증했다.
◇포설선·포설 이력 모두 갖춘 LS마린솔루션
이러한 가운데 LS마린솔루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대형 해저케이블 포설선(CLV)을 확보하면 모회사인 LS전선과의 시너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기존에도 '세계로', 'GL2030' 등의 포설선을 보유했지만 이번에 확보할 CLV는 총톤수와 수용 인원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세계로는 통신케이블 전용 포설선, GL2030은 해저 전력케이블 전용 포설선이다. 반면 새롭게 확보할 CLV는 해저 전력케이블과 광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고사양 선박으로 현재 전 세계에 단 3척만 운항 중인 수준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의 협력 강화가 주목받고 있다. 설계부터 제조, 시공,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턴키 역량에 더해 이번에 확보하게 될 대형 CLV까지 갖춰지면 양사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핵심은 해저를 관통하는 고전압직류(HVDC) 송전 방식이다. 장거리·대용량 송전이 가능하지만 수천 톤에 달하는 케이블을 깔기 위해선 전용 포설선이 필수다. 이 때문에 턴키 수행 능력을 갖춘 기업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LS그룹이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꼽히며 특히 LS전선은 세계 최대 용량의 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LS마린솔루션 역시 국내에서 포설선과 시공 이력을 모두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기업이다.
신규 CLV가 실전 배치되면 두 회사가 함께 제공하는 턴키 서비스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포함한 국내외 해저케이블 사업 수주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에 확보하는 신규 CLV는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건설 중인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선박 인도 시점은 2028년 전후로 설정해 2027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미 공장과 연계를 도모했다. LS마린솔루션과 LS전선 간 시너지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LS마린솔루션이 신규 고사양 CLV를 확보하면 국내외 대형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에서 턴키 수행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LS전선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와 한국 시장을 아우르는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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