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SK이노 신종자본증권 인수, 증권사는 '고민중'SK온·한화솔루션 영구채 불참 만회…제안서 작성중
권순철 기자공개 2025-06-18 07:57:4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3일 16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의 신종자본증권 인수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발행에 앞서 국내 증권사들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 대부분은 입찰제안서(RFP)를 수령해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각 하우스마다 최종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할 지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K온을 포함한 대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인수에 유독 신중한 모습을 보여준 하우스도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 영구채 발행 논의…제안서 작성 돌입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에 앞서 국내 증권사들에 RFP를 송부했다. SK그룹과 거래 관계가 많았던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회사로부터 오퍼를 접수해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도 제안서를 쓰고 있다고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하우스 내부에서는 최종적으로 제출할 것인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지만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도 SK이노베이션과 논의 중"이라며 "영구채 비즈니스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특징적인 면모"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근래 대기업들의 사모 영구채를 인수하는 사업에서 유독 신중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SK온이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었을 당시 부채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 상위권(1~7위)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이 빠져 있었다. 한화솔루션의 7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때도 내부 사정에 따라 참여하지 않았다.
하우스 내부적으로 커버리지에 무게를 더는 기조가 여전해 영구채 인수에도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형 증권사 가운데에서 근래 커버리지 조직의 힘이 약화된 하우스로 자주 거론된다. 2010년 후반대까지만 해도 일반회사채(SB) 리그테이블 톱5를 유지했지만 전일(12일) 기준 8위까지 내려왔다.

◇SK그룹 파트너십 감안 '참여 유인'…SK이노베이션 지원 나설까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SK이노베이션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단계까지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 딜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인수단에 들어가기 위해 물밑에서 회사 측과 접촉을 이어갔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과 SK그룹 간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근거로 들었다. 국내 톱티어 하우스 중에서도 SK그룹과 자본시장에서 수많은 호흡을 맞춘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영구채 인수가 뜸했을 뿐 지난해 SK온과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해 5000억원을 지원한 전력도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는 만큼 미래에셋증권도 그룹과의 관계 유지 차원에서 지원에 나설 유인이 있다는 평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초 무디스로부터 글로벌 신용등급이 투기 레벨로 강등되는 등 크레딧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도 방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지원은 핵심 계열사인 SK온을 포함, 그룹 전반을 관할하는 문제라 무게감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상장을 선언한 한화에너지로부터 RFP조차 받지 못했던 배경으로 약화된 커버리지가 거론된 바 있었다. 당시 하우스 내부에서도 진지하게 받아들인 이슈였던 만큼 데자뷔를 피할 유인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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