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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부회장의 '무거운' 약속 [thebell note]

노태민 기자공개 2025-06-18 08:13:27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3월 정기주주총회 ‘주주와의 대화’에서 제시한 전망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대비 HBM3E 공급이 늦어지며 시장 신뢰에 금이 간 상태였다. 수율과 성능을 둘러싼 우려가 컸고 주요 고객사 공급 일정도 불투명했다.

이에 더해 전 부회장은 "HBM4나 커스텀 HBM 같은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며 "다시는 주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전 부회장의 약속은 3개월 만에 지켜졌다. AMD는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어드밴싱 2025' 행사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MI350)에 삼성전자 HBM3E 12단이 탑재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회복에 전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유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과는 상반된 평가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회사의 근원 경쟁력 회복을 위해 10nm 4세대 D램(1a D램)과 10nm 6세대 D램(1c D램) 재설계를 지시했다. HBM 공급에 앞서 코어 다이로 활용되는 D램 재설계부터 진행해야한다는 판단이다.

전 부회장의 지시는 '무리수'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 기간 동안 HBM 공급이 중단되면 시장 점유율을 통째로 경쟁사에 넘겨줄 수 있어서다. D램 재설계에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MD향 HBM 공급이 현실화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결국 기우로 돌아갔다. 회사가 테크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 부회장의 약속은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웠다. AMD향 HBM 공급이 엔비디아와의 협력, 나아가 HBM4로까지 이어진다면 "다시는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겠다"는 그의 약속은 단순한 수습을 넘어 삼성전자가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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