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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는 희림건축]글로벌 역량 확대…'해외통' 권기재 대표 견인②진출 국가 가장 많아…베트남·카타르 파트너십 장기 지속

박새롬 기자공개 2025-06-18 07:29:22

[편집자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신사업을 확장하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섰다. 한강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고급주거 설계를 주도하는 한편, 해외 진출 국가를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모듈러 건축 등 신기술 개발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중이다. 더벨은 희림의 사업 지형도 변화와 그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건축)는 국내 건축사사무소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국가에 진출해 있다. 다수 해외 프로젝트 수행 실적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역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사업을 위한 신설 법인도 설립했다.

올 들어 권기재 글로벌부문 대표가 정영균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오르면서 해외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 분위기다. 권 대표는 오랜 기간 희림건축에서 글로벌사업부문을 이끌어온 '해외통'이다. 지난해 조직개편에서도 해외사업부문을 신설하고 글로벌사업부문 비중을 키웠다.

◇정영균·권기재 대표 2인 체제, 조직 확대…해외사업 방점 기대
권기재 희림건축 대표이사


권 대표는 기존 희림건축에서 글로벌부문을 오랜 기간 이끌어왔던 인물이다. 올 들어 3월 정기주총서 글로벌사업부문을 포함해 전체 사업부문을 이끄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정영균 총괄대표·이목운 설계대표·허철호 CM대표로 3인 각자대표 체제에서 정영균 총괄대표, 권기재 사업대표 2인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희림건축이 글로벌사업부문을 이끄는 인물을 대표 자리에 앉힌 것은 앞으로 해외 진출에 더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권 대표는 2001년 9월 희림건축에 입사, 2010년 개발기획본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3월 정기주총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2017년 03월 26일 임기만료로 사내이사직에선 물러났으나 글로벌사업본부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등을 지내다 2~3년 전 글로벌사업부문대표로 올랐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되며 발판을 밟은 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1965년 2월생으로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수료했다. 주요 해외사업 실적으로는 △베트남 하노이 복합단지 △베트남 하노이 타이호타이 신도시 마스터플랜 △예멘 신도시 Masterplan 계획 △중국 서안 중심상무지역(CBD) 마스터플랜 등이 있다.

권 대표의 리더십 강화와 맞물려 해외사업 관련 조직에도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희림건축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부문'을 신설하고 기존 글로벌사업부문 산하 3개 본부를 4개 본부로 늘렸다. 기존 △전략사업·연구지원부문 △CM부문 등이 일부 통합되고 해외사업부문은 추가됐다. 또 기존 글로벌사업부문 아래 △글로벌디자인본부 △주거복합본부 △호텔&인테리어본부가 있었다면 지금은 '개발기획본부'가 추가되며 4개 본부로 늘었다.

임원진들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정 회장과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수료했다는 접점이 있으며 이지훈 마케팅총괄대표와는 경희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관계다. 박규용 주거·헬스케어부문 대표와도 대학 동문이다. 권 대표는 현재 사내이사들 가운데서 정 회장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회사 주식을 소유한 주주다. 권 대표는 1만5000주, 지분율 0.11%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건축시장 공격적 진출…16개 해외지사 설립, 신시장 개척

희림건축은 국내 건축사사무소 중에서 가장 많은 해외 국가에 진출해 있다. 희림건축은 현재 12개 국에 16개 해외지사가 있다. 특히 베트남에는 하노이와 호치민 두 곳에 지사가 있다. 미국에도 조지아, 뉴욕, 텍사스 3개 지사가 설립돼 있다. 이밖에도 아제르바이젠 바쿠, 헝가리 부다페스트, 이라크 아르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필리핀 마닐라, 캄보디아 프놈펜, 폴란드 바르샤바 등 각지에 분포해 있다. 단순 프로젝트 수주로만 따지면 50개국, 약 300개 이상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2개 법인을 신설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인(Heerim Engineering Consultancy Company)과 인도 법인(Heerim Engineering India Private Limited)이다. 앞으로 해당 지역에서 수주 확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는 현대차의 중동지역 첫 생산거점인 사우디 현대차 공장의 설계용역을 맡아 진행 중이다. 사우디 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은 119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인도에서도 현대차 공장 용역을 맡고 있다.

희림건축이 해외건축시장을 들여다본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해외건축시장에 대한 사전조사와 현지 네트워크 확보, 글로벌 인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이를 토대로 2000년대 초반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정 회장이 2001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미국 건축설계기업에서 건축사 커리어를 시작한 점도 적극적인 해외 진출 기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에서 수반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성이 높은 공공 발주처를 우선 공략하고 있다. 해당 국가에 진출한 후에도 현지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 상황을 긴밀히 확인하고, 기존 혹은 신규 발주처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외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해외사업 수주 기회를 늘리기 위해 설계와 CM, 본사현장 간 협력체계를 정비해 해외 정보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2~3년간 건설시장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희림건축은 해외시장 진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국내 건축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 건설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 및 이익이 확대된 것도 해외사업 덕분이었다. 2024년 말 기준 국내 설계 부문에서의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해외 감리 부문 매출이 116억원에서 315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해외 설계 부문 매출도 82억원에서 141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해외 감리부문 328억원, 설계부문 147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총 매출에서 해외사업 매출도 19%에 달한다.

해외사업에서도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건축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과는 고밀도 도시개발과 공공시설 설계, 스마트 인프라 구축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전·공동설계를 병행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미 아프리카 르완다의 대표 기업인 '크리스털벤처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건설 프로젝트에서 협력하기로 한 상태다.

조지아와 카타르도 핵심 시장 중 한 곳이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말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현지 정부 관계자와 직접 미팅하며 조지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축구전용 경기장 △지역 체육시설 △구타이시·신 트빌리시 국제공항 개발사업 등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달에는 칼리드 알하마르 주한 카타르 대사가 희림건축 본사를 방문해 정 회장과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희림건축 관계자는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체득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전문성을 구축하고 현지의 문화, 환경, 규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시장에서 희림건축의 목표는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각 국가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해외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의 건축 및 인프라 발전에 이바지하고, 동시에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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