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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유동화 조달전략]적자 롯데케미칼, 카드대금채권 활용 총력올 상반기까지 ABCP 발행 잔액 1조 넘어

김위수 기자공개 2025-06-18 07: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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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자본시장(DCM)에는 자금 마련이 필요한 기업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장기로 조달하거나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를 활용해 단기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직접적인 발행 외에도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있다. 매출채권이나 소매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해 이를 바탕으로 자금이 유입되게 하는 구조다. 자체 신용도로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이 신용보강을 받아 조달 대안으로 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더벨이 기업들의 유동화를 통한 조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적자를 기록 중인 롯데케미칼이 카드대금 유동화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카드대금을 유동화하며 현금흐름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유화학사로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이 주춤한데다가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러모로 공모채 발행에 부담이 큰 상태인 만큼 다양한 방향에서 활발한 자금조달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작한 카드대금 유동화 '활발'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올들어 유동화한 카드대금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연초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디비제십차가 롯데카드와 맺은 카드대금채권 관련 참가계약에 따라 롯데카드가 롯데케미칼에 대해 보유한 구매전용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유동화 규모는 320억원으로 오는 7월이 만기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에스디비제십차, 뉴스타엘씨제일차2025, 오렌지이글제일차2025 등 SPC는 올들어 지난 9일까지 14차례에 걸쳐 롯데케미칼의 카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 및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각 유동화건을 통해 최소 320억원부터 1966억원의 카드대금채권 유동화가 이뤄졌다. 이렇게 유동화된 카드대금채권 원금의 합계는 약 1조원으로 계산됐다. DB증권과 KB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주관사를 맡았다.

카드대금채권의 유동화로 롯데케미칼이 직접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SPC가 카드사의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구조다. 대신 롯데케미칼은 수수료를 납부하고 만기일을 늦출 수 있다. 길게는 1년 뒤인 유동화 만기일까지 결제일을 연기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당장 현금유출을 미룰 수 있는 만큼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유동화한 카드대금채권은 차입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재무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카드대금채권의 유동화를 처음 시작했는데, 올해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 발행한 ABCP 및 ABSTP는 약 35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자금조달 경로 다각화 노력 눈길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지난 2022년부터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사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966억원으로 직전해인 2023년 대비로는 52% 줄어들었으며 최대 실적을 낸 2021년과 비교하면 EBITDA 감소폭이 83.3%에 달한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를 더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수년간 이어진 현금흐름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조달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많은 규모의 현금을 한꺼번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모채 발행이 최우선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롯데월드타워를 지급보증 담보로 제공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공모채 발행보다는 기업어음(CP)부터 자회사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한 유동화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카드대금채권 유동화 역시 다각화된 조달 창구 중 하나다.

다만 자산 유동화가 현금흐름이 부진한 기업들만이 선택하는 옵션은 아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어 신용등급 관리에도 용이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실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를 발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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