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보다는 '리스크 관리' 창고형 약국에 지오영 '신중론' 의약품 시장 확대 및 수익성 개선 기대, 매출채권 손실 위험도
이기욱 기자공개 2025-06-18 08:33:26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7일 08시2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고형 약국이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이면서 국내 의약품 시장의 공급 및 유통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체 의약품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소규모 약국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엇갈린 전망에 국내 의약품 유통업 1위 기업 지오영 입장은 신중론을 나타내고 있다. 대응 조직 및 대응 전략을 별도로 구성하지는 않고 설립 초기 시장 반응을 살피는데 집중하고 있다.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보다는 유사 시 매출채권 신용위험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다.
◇유통구조 단순화시 비용 절감 기대, 약국 솔루션 수익도 가능
창고형 약국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용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의 품목이 대형 마트처럼 진열돼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이다. 2500여개의 의약품 성분과 가격들을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비교할 수 있다. 대형 마트 특성상 가격 경쟁력도 소규모 약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 국내 첫 창고형 약국이 오픈했다. 의약품 공급 및 유통 판도에 있어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창고형 약국이 확산될 경우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향상돼 전체 의약품 시장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반면 소규모 약국 매출 감소 우려도 공존한다.
약국 외 국내 관련 기업들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오영은 작년 기준 3조20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국내 의약품 유통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오영 입장에서는 전체 의약품 시장 매출 규모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유통업 특성상 낮은 수익성은 지오영의 만성적인 고민거리다.
지오영은 작년 1018억원의 판매관리비를 기록했다. 전년 957억원 대비 6.4%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94%로 작년 2.27% 대비 0.33%포인트 낮아졌다.
창고형 약국의 확산으로 유통 구조가 단순화될 경우 인건비와 외주용역비, 지급 수수료 등 영업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형 마트 특성상 낮은 단가로 공급을 요구하기 때문에 마진 자체가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유통 구조 단순화로 인한 일부 비용 측면의 긍정 효과는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수익원 창출도 가능하다. 창고형 약국과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소규모 약국들은 환자 맞춤형 서비스 등 비가격 부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오영 자회사 크레소티가 제공하는 고객관리 서비스와 알스솔루션이 준비 중인 헬스케어 솔루션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매출채권 7000억대, 12개월 이상 채권 소폭 증가
단편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해 보이지만 지오영은 일단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별도 대응 방안 또는 대응 조직을 구성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지역 영업 담당자가 창고형 약국 영업도 기존과 같이 담당한다.
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창고형 약국의 시장 성패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 상황에 따라 부실 채권 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오영의 신용 손실위험은 작년 매출채권이 늘면서 덩달아 확대됐다. 전체 매출 채권 규모가 6689억원에서 7477억원으로 11.8% 늘어났고 유동자산 대비 매출채권 비중도 68.4%에서 71.6%로 확대되면서 70%대에 올라섰다.

대부분이 손실 위험이 낮은 3개월 이내 채권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 3개월 이내 채권은 7238억원으로 전체 96.8%를 차지한다.
다만 기대손실률 100%의 12개월 초과 매출 채권이 17억원에서 2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면서 손실 충당금도 24억원에서 2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오영 관계자는 "창고형 약국 오픈 초기 단계라 지금 당장 어떠한 예상을 하기 쉽지 않다"며 "아직 전담 조직 또는 영업 전략 수정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보안산업+블록체인 콜라보]DID 넘어 NFT까지, 사업 영역 넓히는 라온시큐어
- [다시 ESG, 이사회 역할은]ESG위원회 위원장에 '여성 교수' 인기…'ESG 민감도 높아'
- [유동성 풍향계]넷마블, 은혜갚은 하이브 주식 '1조' 유동성 버팀목
- [롯데의 CFO]송효진 롯데칠성음료 CFO, 위기에 빛난 재무 리더십
- [텐센트 투자 기업]부사장급 임원 파견, 장기 재직하며 의안 표결 참여
- [사외이사의 투자성과]친정 돌아온 원혜영 전 의원…투자 수익률도 화답
- 지앤에프 인수하는 삼양식품, 소스 내재화 가능성은
- [i-point]아이티센씨티에스, AI 인프라 기반 '이노베이션 데이터센터' 개소
- NHN여행박사, 7월 중 여행사업 정리 수순
- [i-point]큐브엔터 '나우즈', 미니앨범 초동 15만장 돌파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법 개정안 통과]오너 없는 지배구조, 유한양행 밸류 재조명 기회
- [유한양행 신약 전략 점검]10년새 오픈이노베이션 수천억, 엑시트 방점 전략 선회
- [유한양행 신약 전략 점검]한 발 늦은 신규 모달리티 주도권, 일단은 'TPD' 겨냥
- [유한양행 신약 전략 점검]R&D 힘준 결단 '김열홍 체제 2년' 성과는 물질 압축 '정리'
- '회생 절차' 동성제약, 도봉구 본사 부동산 매각 추진
- [상법 개정안 통과]'자사주 25%' 광동제약, 소각 압박에 바이넥스 사례 조명
- [유한양행 신약 전략 점검]늦어지는 기대작 '알레르기 치료제' 성과, 2상 가야할 이유
- [2025 상반기 제약바이오 마켓리뷰]조달액 줄고 절반 소액이어도 '조건' 개선 '업황 기대'
- [2025 상반기 제약바이오 마켓리뷰]빅파마 찾는 '한국 플랫폼'…국가·분야 다양해진 기술거래
- [2025 상반기 제약바이오 마켓리뷰]'실력 입증' 기술거래 3년만에 10조 돌파, 1조 빅딜도 5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