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키웨스트운용 "주담대 펀드는 자본시장 동맥경화 뚫는 대안" [thebell interview]박경일 키웨스트운용 본부장, 운용 원칙 '담보는 철저히, 리스크는 냉정히'

이명관 기자공개 2025-06-24 15:01:02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9일 10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웨스트글로벌자산운용(이하 키웨스트운용)은 업계 최초로 주식담보대출(주담대) 전략 기반 펀드를 선보인 하우스다. 자금 수요자와 기관투자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해법이 되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해당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최근 성공적인 1호 운용 성과를 기반으로 최근 두 번째 펀드 결성에 나섰다. 시장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키웨스트운용의 주담대 펀드 운용역인 박경일 본부장(사진)은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자금 수요자 관점에서 보면 현재 주식시장의 활력이 떨어지고 자본시장 전반이 경색되다보니 담보력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달 창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결국 비제도권 자금에 의존하게 되면 높은 조달비용이라는 부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권 내에서 자금 순환 구조를 마련하지 않으면 자본시장 전체의 역동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공백을 펀드라는 구조화된 틀로 메우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투자자 측면에서도 수요는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신규 투자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이 높은 주식 기반 상품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부동산의 경우 유동성이 낮고 회수가 어려운데, 주식은 상대적으로 담보권 실행과 회수가 용이하다"며 "기관이 직접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구조가 리스크를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키웨스트운용은 이 같은 구조를 전제로 운용사가 후순위 출자를 맡아 책임 운용에 나서고, 기관투자자는 선순위 투자자로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상품 구조의 핵심 역량으로는 단연 종목 선별력을 꼽았다. 박 본부장은 "변동성이 큰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만큼 종목 선정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실화 가능성이나 오너 리스크, 거래정지 가능성 등도 정성적으로 함께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 만기가 짧고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만기 자금에 대한 재투자 전략도 중요하다"며 "위험 관리를 너무 보수적으로 하면 펀드 내 유휴자금이 늘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담보를 받고 자산을 회수하는 것만이 아니라, 수익률과 회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운용 역량이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실시간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주식시장 특성상 시장 리스크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담보비율 하락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반대매매를 신속히 집행하는 시스템, 그리고 담보 입고 및 출고를 관리하는 계좌관리기관과의 연계 시스템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키웨스트운용은 운용사, 수탁사, 계좌관리기관, 차주 간 권한 정리와 시스템 연동을 통해 실제 대응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구조를 갖추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키웨스트운용은 펀드 출시까지는 1년이 넘는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박 본부장은 "처음 제도를 검토하고 문서를 준비하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며 "상품을 출시한 이후에도 첫 대출 실행까지 두 달 가까이 소요됐고, 당시에는 계좌관리기관에 담보가 제대로 입고됐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여러 번 방문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첫 대출을 내보낼 때의 긴장감을 잊을 수 없었다는 그다. 이후 시스템을 보완하고 구조를 확정하는 데 있어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펀드를 운용하며 느낀 가장 중요한 점으로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 리스크'를 꼽았다. 박 본부장은 "오너의 평판 리스크나 제3의 담보처분 가능성, 우발적인 지분 매각 등은 서류 상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며 "실제 대출 요청을 거절했던 종목이 며칠 뒤 폭락하고 거래정지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위험관리에 대한 감각이 날카로워졌고, 사람 간 네트워크와 인적 정보 채널의 중요성도 크게 실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이번 2호 펀드는 1호 펀드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구조"라며 "자산 회수력과 수익률, 운용 효율성 면에서 기관투자자가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그는 "아직 시장에서 유사 사례가 많지 않지만, 구조화 상품의 한 가지 해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