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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실리콘 음극재 사업 '한발 뒤로'...JV 지분 정리 SK머티리얼즈포틴 지분 주고 모회사 그룹포틴 지분 받기로...상주 공장 추가펀딩 필요

정명섭 기자공개 2025-06-20 08:25: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실리콘 음극재 합작법인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의 지분 구조를 재편한다. SK는 그룹 리밸런싱 기조에 따라 사업에서 한발 물러서고, 자금 유치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파트너사가 사업 주도권을 가져가는 게 핵심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번주 중에 미국 그룹포틴테크놀로지스(Group14 Technologies, 이하 그룹포틴)와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지분을 조정하는 계약을 맺는다.

SK㈜가 보유한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 지분 75%를 그룹포틴에 현물 출자하고 그룹포틴 지분을 받는 계약이다.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면 SK㈜는 그룹포틴 지분 10.4%(직전 지분 8.73%) 보유해 2대 주주에 오른다.

그룹포틴은 차세대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를 연구·생산하는 기업으로 2015년에 설립됐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재에 실리콘(Si)을 첨가한 소재다. 기존 흑연계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고 급속 충전 설계가 용이해 차세대 소재로 불린다.

그룹포틴이 SK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2020년 12월이다. 당시 SK는 그룹포틴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해 1300만 달러(당시 약 142억원)를 투입했다. 지분 투자는 사업 협력으로 이어졌다. SK머티리얼즈와 그룹포틴은 국내에서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키우기 위해 2021년 10월 합작법인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을 설립했다. 같은 해 12월 SK머티리얼즈가 SK㈜와 합병하면서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SK㈜의 종속회사가 됐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이 있는 경북 상주 청리일반산업단지 전경.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이후 경북 상주에 8500억원을 들여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을 설립해왔다. 이 공장은 지난해 준공을 마쳐 현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유수의 배터리 기업들이 시제품을 받아 테스트 중이다. 그중 한곳은 애플에 배터리를 공급회사로 유명한 중국 ATL인 것으로 알려졌다. ATL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2011년 분사해 설립된 기업이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이다.

통상 퀄테스트에 1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이르면 올 연말, 내년 상반기 중 제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K㈜가 실리콘 음극재의 유망한 사업 전망에도 지분 조정에 나선 건 그룹 리밸런싱 기조 때문이다. SK그룹은 작년 초부터 비주력사업과 자산을 매각 중이라 신사업 확대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배터리 부문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SK온을 제외한 소재 부문에선 신규 투자를 줄이고 있다.

반면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주 공장에서 실리콘 음극재 양산을 시작하려먼 설비 투자가 더 필요하고, 향후 실리콘 음극재 소재인 실란 설비도 구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룹포틴은 2023년 7월 독일 실란 생산기업 '슈미드 실리콘'을 인수해 수직계열화 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그룹포틴 입장에서도 JV 지분을 모두 가져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룹포틴은 미국 워싱턴에 단독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요 고객사가 중국에 있어 상주 공장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게 지정학적으로 유리하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리밸런싱 기조로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지만 그룹포틴은 지속된 투자 유치로 펀딩 여력이 높아 JV 지분이 그룹포틴 중심으로 넘어간 것"이라며 "그룹포틴은 상주 공장이 중국 고객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이라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상주 공장 가동이 안정화하면 SK그룹이 그룹포틴의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 그룹포틴은 2022년 5월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포르셰 등으로부터 4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SK가 참여한 시리즈B 대비 20배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SK㈜의 그룹포틴 지분 가치도 그만큼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근래 전기차 수요 둔화로 그룹포틴의 몸값이 다소 하락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해도 SK그룹의 익절 가능성이 높다는 게 투자업계의 관측이다. 지분 조정 계약 이후 상주 공장 부지는 기존대로 SK그룹 소유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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