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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포커스]'성장 시그널 최강자' 현대로템…4개 지표 상위권[크로스 분석]시총 상승률 2위, 부채비율 하락폭 12위…이익 늘고 투자 확대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22 08:18:41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09시5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은 올 상반기 KRX300 기업들 가운데 성장 시그널이 유독 강하게 나타난 곳이다. 이익창출력이 점프한 덕분에 재무 개선에 성공, 투자까지 확대했다. 수주 잭팟이 연달아 터지면서 시가총액도 고공행진 하고 있다. 방산업종의 호황이 숫자로 드러난 케이스다.

◇넘치는 현금, 3년간 차입금 1조 축소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비교하고, 상위 25개 기업을 지표별로 살폈다.

집계 결과 현대로템은 영업이익 증가율(17위)과 CAPEX 증가율(22위), 부채비율 하락폭(12위), 시총 상승률(2위) 등 4개 지표에서 25위 안에 들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같은 지표에서 순위 안에 들었지만 시총 등락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롯데관광개발은 연초 대비 시총 상승폭이 126% 정도에 그친 반면 현대로템은 거의 4배가 뛰었다. 16일 종가 기준 현대로템의 시가총액은 24조3400억원 수준이다. KRX300 종목 중에서 에이피알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방산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파생전차 1000대 등 군수품을 납품하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260억달러 규모로 체결했다. 한달 뒤엔 폴란드 군비청에 K2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1차 실행계약(K2 Gap-Filler)을 맺었다. 33억6000만달러 규모다.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수주금액의 30%를 3회에 걸쳐 받았다. 덕분에 2019년 7000억원대에 불과했던 현대로템의 선수금(계약부채 포함)은 2023년 말 1조7900억원 규모로 뛰었다. 선수금이 유입되면서 2021년 적자였던 잉여현금이 2022년 6682억원 흑자로 전환, 2023년엔 653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는 5411억원의 운전자본투자가 생겼다. 미리 받은 계약금이 선급금 지급 부담 등으로 소진된 탓이다. 그러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전년의 2배를 넘는 5000억원으로 뛰면서 잉여현금은 흑자를 지속할 수 있었다. 올해 역시 납품잔금이 들어와 상반기 5900억원에 달하는 잉여현금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의 13배를 넘는다.

현금이 넘치다 보니 현대로템은 빚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2022년 총차입금이 1조원을 웃돌았지만 올 상반기 말 1117억원까지 축소됐다. KRX300 기업 가운데 상반기 부채비율 하락폭이 12번째로 컸던 것도 이 때문이다. 부채비율 133.6%를 기록, 작년 말(163.1%) 대비 30%p 줄었다.


수주 확대에 따라 투자 규모도 같이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애초 연간 CAPEX 지출이 400억원 안팎이었지만 지난해는 800억원 이상을 썼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670억원을 넘어 전년 동기(215억원)의 3배로 점프했다. KRX300에서 22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9조규모 2차계약, 실적 공백 없다

현대로템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1차 계약분 나머지인 47대를 연내 공급할 예정이다. 비용투입 일정에 따르면 늦어도 내년에는 물품대금이 제작에 들어가는 자금을 상회할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폴란드와 K2전차 관련 2차계약(2-1차)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계약금액은 65억달러(약 9조원)로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이다. 계약에는 총 180대의 K2 전차, 81대의 지원 차량, 그리고 군수 및 훈련 패키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중 전차는 K2 GF형(한국 양산모델) 116대, K2 PL형L(현지 생산 모델) 64대로 이뤄졌다.

인도 스케줄을 보면 K2 GF형 전차 31대를 내년에 납품하고 2027년엔 나머지 85대를, 2028~2030년의 경우 폴란드에서 생산된 K2 PL형 전차를 공급한다. 또 2028년부터 2031년까지는 지원 차량이 납품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인도 대수가 31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적에 공백에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계약은 1년 전 협의한 사항이고 2차 계약이 여러 번 연기된 만큼 조기 납품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K2 전차는 진행률 기준으로 매출을 인식하는 만큼 인도 시점에 앞서 매출 인식이 이뤄진다. 회사 측은 “2027년 납품 물량 일부를 내년에 미리 생산하기 때문에 실적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폴란드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 추가 수출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루미니아, 슬로바키아, 중동 등이 유력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 필요한 전차 교체 물량은 각각 500대, 250대 이상으로 전해졌다. 현대로템이 높은 시총 상승률을 기록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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