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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수혜주]세명전기, 차세대 송전인프라 '정조준'500kV급 HVDC 금구류 개발,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사업 기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5-10-13 08:00:54

[편집자주]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AI 산업에 지원할 금액이 30조원이라고 밝혔다. 펀드 전체 규모의 20%로, 10대 첨단산업 중 단연 압도적이다. 금융당국자는 AI 데이터센터를 콕 집어 경제성장 전환점이 될 메가 프로젝트에 지원하겠다고 알렸다. 정부 지원은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등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더벨이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역할을 하게 될 잠재 후보군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0년대에 설립된 세명전기는 그동안 시장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1991년 코스닥 입성 후에도 30년여간 눈에 띄는 성장세는 없었다. 매년 100억원대 매출에 50억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 존재감은 상당히 달라졌다. 굵직한 수주 공시가 이어지더니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에너지 수요 폭증에 따라 차세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수십년간 전문으로 해온 송전 금구류 사업이 비로소 빛을 보게 됐다. 한국전력공사향 공급이 대부분인 만큼 향후 전국적으로 이뤄질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밸류체인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세명전기는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 161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9억원이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56.8%, 48.9%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유지해 온 연평균 10%대의 이익률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2분기의 깜짝 실적이 주효했다. 4월부터 세 달 사이에만 110억원의 매출에 50억~60억원대의 영업·순이익을 인식했다. 올해 1분기에 수주한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3공구 공사에 초고압직류전송(HVDC) 애자 및 전선 금구류 공급 영향이 컸다.


세명전기는 창업 초기부터 수십년간 송전·배전·변전선용 금구류 제조·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해 온 곳이다. 금구류의 개발·설계부터 생산까지의 기술을 모두 내재화해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100% 수입해 오던 금구류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력, LS전선 등을 주요 고객사로 지난 30년간 매년 큰 부침없는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다만 큰 성장세는 없었다. 가끔 연매출 200억원을 넘기거나 연간 영업이익 50억원선을 넘기는 정도의 호실적이 있었을 뿐 중장기 우상향 추세의 성장곡선을 그리진 못했다.

기회는 초고압직류전송(HVDC) 분야에서 생겼다. 전력수요 증대 추세에 따라 전력의 손실 없는 효율적 공급을 위한 차세대 성장 분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AI 대중화로 촉발된 글로벌 시장의 전력 수요 폭증을 감당할 수 있는 미래 전력망으로 일찌감치 지목됐다.

세명전기는 송전 손실 및 교류 송전의 단점을 극복한 전력 전송 방식인 HVDC의 500kV급 대용량 송전선 금구류를 개발했다. 500kV급 HVDC는 현재 상용화된 전력 송전선로 중 가장 높은 전압으로 송전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500kV급 HVDC는 곧바로 기존 주력 고객사인 한국전력의 선택을 받았다. 올해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 밸류체인에 전격 편입됐다. 경북 울진과 경기도 가평을 잇는 HVDC 송전선로 230㎞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500㎸급 HVDC 송전선로 금구류를 세명전기가 공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과 3월에 각각 160억원대, 70억원대 공급계약이 잇따라 나왔다. 납기 상 모두 올해 중 대부분 매출로 인식되는 물량이다. 회사 설립 후 최대 규모 수주였다. 설립 후 40여년 및 상장 후 30여년간 퀀텀점프 없이 현상유지만 해오던 세명전기가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낸 배경이다.

이번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또 다른 성장 모멘텀으로 주시하고 있다. 당장 공사가 시작되는 일정은 아니지만 정부 차원에서 1단계 완공시점을 2030년으로 앞당긴 만큼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 440㎞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매설해 전북 새만금에서 경기도 화성까지 약 220㎞ 구간을 왕복 2회선으로 설치, 2GW급 전력망을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마찬가지로 HVDC 방식 대규모 송전선이 깔린다. 한전향 금구류 주력 공급업체인 세명전기가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력 인프라 구축 밸류체인의 중장기 수혜주로 계속 언급되는 이유다.

전국적으로 이뤄질 대규모 AI데이터센터 건설 사업과도 접점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단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선 발전 설비 뿐만 아니라 전력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도 필수적이다.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인프라 건설인 만큼 송전 효율성을 위해 HVDC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에서 주요 플레이어인 한전의 밸류체인 편입으로 레퍼런스를 쌓았다는 점에서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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