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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포커스]엘앤에프, 부채비율 상승폭 4위…반전 기회는 '테슬라'[크로스 분석]3년째 순손실에 자본 급감, 1.3조→5000억…5개 지표서 하위권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23 08:20:53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7일 16시4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는 올 상반기 KRX300 기업 가운데 재무적 스트레스가 눈에 띄게 부각된 곳이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 탓에 현금흐름이 둔화하자 투자를 줄이면서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다만 하반기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신모델 효과로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비교하고, 상·하위 25개 기업을 지표별로 살폈다.

집계 결과 엘앤에프는 부채비율 상승폭(4위), 매출 감소율(16위), CAPEX 감소율(15위), 시가총액 하락률(21위) 등의 지표에서 하위 25위개 기업에 포함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적자 전환했다. KRX300 기업 가운데 15번째로 영업현금 감소폭(전년 상반기 대비)이 컸다. 총 5개 지표에서 경고등이 커진 셈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점에 있다. 상반기 말 엘앤에프의 부채비율은 462%를 기록했다. 2024년 말 287% 수준이었는데 불과 반년 만에 174%p 치솟았다. KRX300 비금융사 중에선 SK이터닉스(179%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엘앤에프는 그간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자금 조달을 계속해왔다. 2022년까지만 해도 지출을 충당할 만한 유동성 유입이 있었다. 2020~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약 58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고, 이후 자기주식 매각으로 2444억원을 확보한 덕분이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순손실이 자본을 깎아먹으면서 부채비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엘앤에프의 자기자본은 1조2900억원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 말엔 5000억원까지 줄었다. 2023년부터 누적된 순손실 규모가 8000억원에 달한 탓이다.


외형 역시 뒷걸음질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2021년과 2022년 매출이 각각 173%, 36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 수요 둔화와 함께 판매단가도 떨어지면서 매출 증가세가 꺾인 상황이다. 2023년 연매출이 4조6000억원을 넘겼지만 올해는 상반기 기준 8850억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남짓 줄어든 수치다. 이밖에도 포스코퓨처엠, 에크프로에이치엔, 금양, 코스모신소재 등 2차전지 관련 업종들이 나란히 높은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적 부진은 현금창출력 약화로 직결됐다. 올 상반기 말 엘앤에프의 영업현금은 마이너스(-) 710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53억원 줄었다. 비금융사만 따지면 KRX300에서 8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광물가격이 떨어져 운전자본 부담은 되려 완화한 상태지만 영업현금 순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엘앤에프는 투자 속도에도 브레이크를 걸었다. 상반기 CAPEX가 19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약 2100억원, 상반기에만 1200억원을 썼는데 84% 가까이 축소된 수치다. 감소율을 따지면 KRX 비금융사 중 14위에 랭크됐다. 재무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현금유출 최소화에 주력 중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엘앤에프가 직면한 어려움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연초 2조8130억원 수준이었던 시총은 9월 초 2조2000억원 안팎으로 19.4%가량 내려앉았다. KRX300 비금융사 중 20번째로 높은 하락률이다. 고성장 시기에 받았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실적 부진이 주가 하방 압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주가가 다시 우상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의 양극재가 탑재되는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인도가 본격화하면서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엘앤에프의 핵심 고객사로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간 부담이었던 재고평가손실이 줄어들고 있다”며 “출하량 확대에 따른 매출 안정세가 반영될 경우 3분기에 소폭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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