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포커스]'수주산업' 현대건설·KAI, 3년연속 현금유출…전망 극과극[영업활동 현금흐름]공사대금과 운전자금 부담…KAI 하반기 현금흐름은 개선 전망
안정문 기자공개 2025-09-22 13:18:04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0시3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과 2024년, 올해 상반기까지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KRX300 기업을 분석한 결과 건설과 방산, 바이오, 로보틱스, 2차전지 소재 등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건설과 방산 업종에서는 현대건설과 한국항공우주(KAI)가 영업 현금흐름이 대거 유출된 기업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공사대금 회수 지연, KAI는 원재료 투입 등 운전자금 부담이 현금유출을 일으켰다.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는 단순히 일시적 부진에 그치지 않고 재무구조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건설, 공사대금 회수 지연 여파로 현금흐름 악화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비교했다. KRX300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집계한 결과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은 총 24곳이었다. 업종별로는 금융, 건설, 방산, 소재, 신약개발, 로보틱스까지 고르게 분포됐다.
비금융권을 살펴보면 우선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현대건설과 한국항공우주(KAI)가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2023년 –7147억원, 2024년 –1188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1조8892억원으로 오히려 적자 폭이 커졌다. 업황 위축 속에서 분양 및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며 현금흐름 악화가 심화된 결과다.
2025년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8조원을 기록했다. 사우디 아미랄 PKG4, 이라크 바스라 등 플랜트부문의 지속적인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둔촌주공,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등 대형 주택 프로젝트 준공 이후 건축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미수금이 늘어나면서 운전자본부담은 확대됐다. 2022년부터 신규 분양 현장 감소에 따른 선수금 유입 축소, 플랜트부문 마일스톤 미도래, 잔금회수일 미도래 등 운전자본부담 가중으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매출채권은 2024년말 기준 약 6조원으로 매출 대비 130% 규모다. 2022년까지 현대건설의 매출대비 매출채권 비중은 약 27%에 불과했다. 최근의 외형 성장을 고려하더라도 운전자본부담은 과중한 수준으로 보인다.
국내 및 해외 사업 모두 원가부담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하락함에 따라 업종 전반의 영업현금흐름이 축소되고 미분양 증가에 따른 공사미수금 적체, 2023년~2024년 분양물량 축소에 따른 선수금 유입 감소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됐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상황 역시 비슷하다. 올 1분기 별도기준 -9792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까지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보였으나, 2021년 이후 운전자금 부담 확대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분양률 저조 사업장에서 채권회수 지연이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업황이 부진하긴 하지만 모든 건설사들의 현금사정이 현대건설과 같은 것은 아니다. KRX300에 포함된 건설사들은 현대건설을 포함해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있다. 반기 연결기준 DL이앤씨는 134억원, GS건설은 2011억원, 대우건설은 2209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146억원으로 현대건설과 함께 상반기 영헙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한 KRX300 건설사로 분류됐다.

◇KAI 운전자금 부담 지속, 향후 개선 전망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한국항공우주(KAI)도 영업활동에서 3년 연속으로 현금이 빠져나갔다. 3년간 각각 –7004억원, –7282억원, –6073억원으로 꾸준히 순유출을 기록했다.
KAI는 2022년 하반기 폴란드 FA-50 수출 선수금 유입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완화됐지만 2023년 이후 선급금 지급, 원재료 투입 확대 및 재고자산 증가 등의 여파로 다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2025년 하반기 이후 폴란드 FA-50 2차계약 물량 36대 납품(2025~2028년 예정), 2026년 이후 KF-21 1차계약 물량 20대 납품(2026~2027년 예정) 등을 통해 운전자금 부담을 상쇄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투입·후정산 구조가 뚜렷한 방산·항공산업 특성상 계약금과 선수금 흐름에 따라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KRX300 가운데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는 KAI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풍산, 현대위아 등이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방산기업의 영업현금흐름을 살펴보면 LIG넥스원(-1450억원), 풍산(-1307억원)도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시스템(256억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413억원), 현대로템(6880억원), 현대위아(1724억원) 등은 흑자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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