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포커스]에코프로그룹, 이익 개선 속 현금확보 총력[크로스 분석]3개 계열사 영업현금 적자 전환…'공격 조달'로 성장엔진 유지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23 08:21:14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4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RX300 소속 종목들의 상반기 성과를 분석한 결과 에코프로 그룹은 다소 엇갈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핵심 계열사들의 영업이익이 개선된 반면 현금흐름은 크게 위축됐다. 전방 시장의 힘이 빠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다만 핵심 계열사들이 일제히 적극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동력은 여전히 가동 중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가 상반기에만 9000억원 넘는 자금을 끌어왔고 에코프로 역시 대규모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익 늘었지만…현금흐름은 '가뭄'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비교하고, 상·하위 25개 기업을 지표별로 살폈다.
집계 결과 에코프로그룹은 여러 지표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외형 성장 측면에서는 계열사별 희비가 엇갈렸다. 전구체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는 올 상반기 매출이 21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급증했다. KRX300에서 22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환경사업을 주로 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경우 매출이 25.32% 급감해 734억원에 그쳤다. 감소율로는 17위를 기록해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이익 관련 지표의 경우 개선세가 두드러진다. 그룹 지주사격인 에코프로는 상반기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이 거의 5배 가까이 뛰면서 KRX300에서 증가율 6위를 차지한 영향이 컸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을 포함해 에코프로머티,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을 종속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영업이익과 괴리가 드러난다. 극적인 이익 개선에도 불구 에코프로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의 현금흐름은 오히려 약화한 모습을 보였다. 4개 계열사 중 3곳의 영업현금이 나란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이다.

가장 현금유출이 많았던 곳은 이익이 급증한 에코프로비엠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 상반기 영업현금이 작년보다 6000억원 넘게 급감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상반기 영업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KRX300 비금융사 중 3번째로 큰 감소액이다.
에코프로비엠의 현금흐름이 주춤한 이유는 운전자본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캐즘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 사업을 확대하면서 상반기 운전자본투자가 2700억원 가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500억원대에 불과했으니 영업현금 유출이 불가피했다.
이밖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에코프로(-2477억원), 그리고 에코프로에이치엔(-83억원)도 영업현금은 순유출로 전환했다. 영업현금 감소규모는 영업현금이 적자전환한 KRX300 비금융사 중에서 각각 6위, 23위로 나타났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채권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납품액이 들어오면 다시 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영업현금이 플러스(+)로 돌아선 계열사는 에코프로머티다. 상반기 영업현금 6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금 흑자전환에 성공한 KRX300 비금융사 중 증가 규모는 12위로 집계됐다. 하지만 선전에도 불구 에코프로비엠이 낸 영업현금 적자가 2900억원에 달하다 보니 에코프로의 영업현금 순유출을 막기엔 충분치 못했다.
◇자금조달 드라이브, 엇갈린 시장 평가
현금흐름이 둔화한 상황에서 에코프로그룹은 긴축 경영보다는 공격적인 조달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코프로머티와 에코프로비엠이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서 흡수했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는 자산 대비 순조달액(상환액을 제외한 조달액) 규모가 28.4%를 기록, KRX300 종목 가운데 두번째로 높았다. 올 상반기 4760억원을 순조달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상반기 4615억원을 순조달하면서 자산 대비 순조달(9.7%) 12위에 올랐다. 그룹의 양대 소재 계열사가 9000억원대 자금을 외부에서 수혈한 셈이다.

다만 조달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에코프로비엠이 전액 차입으로 자금을 확보한 반면, 에코프로머티는 지난 3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890억 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 증자엔 IMM인베스트먼트, JKL크레딧인베스트 등이 에코프로머티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투자자들이 상환권 행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들어온 구조라는 점에서 자본처럼 보이지만 부채 성격이 강한 메자닌 파이낸싱이다. 사실상 조건부 대여라곤 해도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여전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에코프로 역시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7000억원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
시장의 평가는 계열사마다 갈렸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9일 기준 시가총액이 5100억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25% 급감, 시총 하락률 14위를 기록했다. 외형 성장을 이끈 에코프로머티 역시 같은 기간 시총이 20% 가까이 내려앉아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 조정세를 피하지 못했다.
반대로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시총이 11조5000억원 남짓으로 오히려 8% 남짓 올랐다. 17일 종가 기준으론 11조9000억원으로 더 상승한 상태다. 현금흐름은 주춤했지만 영업이익이 급등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에코프로머티는 전방 시장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7월부터 새로운 외부 고객사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고 매출처 다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회사 양극재가 채용된 고객사 차량이 유럽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 고객사들이 공장을 추가 가동할 예정이라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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