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리포트]금호석유화학, 올 두번째 소각…‘EB 러시’와 다른 길업황 부진에도 주주환원 강화 기조 유지…별도 기준 순이익 연계, 배당·소각 병행 정책 지속
안정문 기자공개 2025-09-19 08:10:12
[편집자주]
올해부터 자사주 보유·처분 공시가 강화됐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발행주식총수 5% 이상인 상장사는 보유 현황과 목적, 향후 처리 계획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 승인을 받고, 해당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자사주를 처분할 때는 처분 목적, 처분 상대방과 선정 사유, 예상 주식가치 희석 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와 여당 주도로 자사주 원칙적 소각에 대한 법제화가 논의되면서 자사주 소각과 활용법이 주목받고 있다. thecfo가 주요 그룹의 자사주 보유 현황과 활용법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8일 14시5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올해만 두번째다. 많은 기업들이 3차 상법 개정에 앞서 자사주를 활용해 전환사채(EB)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부진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금호석유화학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에 대한 소각 결정을 지난 16일 공시했다. 올 3월부터 9월까지 이어진 신탁계약이 만료되면서 금호석유화학으로 귀속된 자사주 42만7845주를 26일 소각한다. 해당 자사주의 취득가액은 500억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앞서 올 3월20일에도 102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꾸준히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해왔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 3월6일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보유 자기주식을 3개년간(2024~2026 사업연도) 50%(보통주 262만4417주) 소각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2024년 3월20일 보통주 87만5000주 소각을 완료했다.
2025년 2월10일에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회계년도 기준 2024~2026년 동안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 중 순이익의 20~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순이익 10~15% 수준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호석유화학이 '연결'이 아닌 '별도' 기준 재무제표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삼은 것은 금호피앤비화학 등 자회사들의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처음으로 주주환원율 40%를 직접 언급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의 주주환원율은 2021년 43.7%, 2022년 42.5%, 2023년 41.7%로 40%를 웃돌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가 크게 상향조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석유화학업종이 불황을 겪으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실적흐름이 들쑥날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불황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시황 불확실성과 원재료 부타디엔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경쟁 심화로 인한 NB 라텍스 판가 인하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NB 라텍스, 합성수지, 페놀계 제품 등의 업황 부진이 중단기 연결기준 수익성 개선 여력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업체의 증설에 따라 NB 라텍스의 공급과잉이 해소되기까지 일정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내 자급률 상승, 글로벌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도 예상된다.

상반기 자본적지출이 감소하면서 순차입금이 2024년말 1649억원에서 2025년 6월말 681억원으로 축소됐다. 라텍스 증설 등 대규모 투자가 2024년 일단락됨에 따라 중단기 투자부담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호석유화학의 현금흐름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22년 -1617억원, 2023년 -244억원, 2024년 -575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였다가 올 상반기 1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237.6%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2021년 4000억원 수준의 지분 취득(금호폴리켐, 금호리조트) 등을 고려하면 향후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금호석유화학의 행보는 최근 들어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발행)를 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기업은 이달에만 24곳이다. 올해 들어 월별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한 기업은 1월 1곳, 2월 3곳, 3월 5곳, 4월 3곳, 5월 7곳, 6월 6곳, 7월4곳, 8월 10곳으로 늘었다.
추가 상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자사주 활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가장 최근인 17일에는 테스, 에프에스티가 각각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알렸다. 여당은 9월 시작된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EB를 발행한다면 기업은 이를 시설투자나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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