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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에서 엿본 미래 산업지도...LG, 스타트업과 우주 간다LG 슈퍼스타트데이 2025 개최, 달 탐사 로버부터 차세대 DPU까지 '눈길'

박성영 기자공개 2025-09-23 13:38:1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9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일 오전 10시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ISC동 5층. 자그락자그락 소리가 전시장을 메웠다. 빼곡히 몰린 관람객 사이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달 탐사 로버가 보였다. 국내 유일의 달 탐사 로버 개발사 무인탐사연구소가 내놓은 제품이다. 바퀴에 달린 갈퀴(그라우저) 덕에 밀가루처럼 고운 달 표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이 장착된 로버는 최근 주행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올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 때에는 실증에도 나선다. 누리호 5차 발사 시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과 LG전자의 통신 모듈을 더해 임무에도 나설 계획이다. 무인탐사연구소 조남석 대표는 “2027년에 미국의 달 탐사 때 우리 로봇을 내리는 게 목표”라며 “먼 미래에는 화성까지도 로봇을 보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 ISC동 5층에 전시된 우주 탐사 로버. (사진=박성영)
지난 17일과 18일 열린 LG슈퍼스타트데이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합작이 화두였다. 2018년 LG사이언스파크 개관과 함께 시작해 올해로 8년 차를 맞은 이 행사는 LG가 직접 인큐베이팅한 스타트업들이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올해는 특히 AI, 로보틱스, 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행사장에는 성과 이상의 장면이 보이기도 했다. 이날 LG 계열사 직원들과 스타트업 관계자가 협업 아이디어를 나누는 장면을 여럿 목격할 수 있었다. 외부 기업 관계자나 투자자가 스타트업 부스를 방문해 명함을 교환하며 교류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됐다. LG 사이언스파크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협력 구조를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내부적으로 LG 계열사와 스타트업의 시너지를 고려해 매칭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ISC동 5층에 전시된 망고부스트 DPU. (사진=박성영)
AI 부스 중 눈길을 끈 곳은 망고부스트다.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될 DPU 칩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계하는 기업으로 ‘넥스트 엔비디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망고부스트는 하드웨어 단위에서 RDMA 프로토콜을 처리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외에도 DPU 기반 네트워킹 최적화 솔루션 제공하는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고객사별로 원하는 IP를 카드에 올리거나 인프라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직접 컨설팅해 IP를 제안하는 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리즈A에서 4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ISC동 5층에 전시된 코라스로보틱스 제품. (사진=박성영)
미래 기술 분야에서는 코라스로보틱스가 로봇 팔을 시연해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로봇 팔 끄트머리에 달린 도구(툴)를 자유자재로 갈아 끼워 단단한 물체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물체도 잡을 수 있다. 사람 손과 유사하게 실시간으로 힘을 모니터링하는 임피던스 제어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코라스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15가지 툴이 있는데 고객 요구가 있으면 개조 설계를 거쳐 2주 내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며 “일반 회사에서 만들기 어려운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1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오픈이노베이션 2025 행사에서 에이블라 관계자가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박성영)
또 다른 로보틱스 기업인 에이플라도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에이플라는 실제뿐만 아니라 영상 속 동작을 로봇 학습 데이터로 바꾸는 AI 솔루션 기업이다. 사람이 일일이 슈트를 입고 동작을 취하지 않아도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면 동작을 학습할 수 있어 데이터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LG는 단순히 투자만이 아니라 파트너십 중심의 지원을 강조한다. 마곡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조성한 WECO 마곡펀드 역시 그런 취지에서 출발했다. 무인탐사연구소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이다. LG는 회사가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기술 과제를 스타트업을 통해 보완하고 스타트업은 LG의 네트워크와 자금을 통해 시장에 나갈 발판을 마련한다.

LG는 연구개발을 직접 진행해 내재화하는 빌드(build) 전략에서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끌어들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기술과 미래의 시야를 열어준다”며 “함께 국가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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