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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삼성전자 vs TSMC]‘자주 모이는’ 삼성, ‘길게 집중하는’ TSMC[활동성]이사회·소위원회 개최 수 삼성 45회 vs TSMC 20회…출석률은 양사 모두 100% 육박

이지혜 기자공개 2025-09-24 08:15:45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이사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로서 제역할을 해내려면 정기적 회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회의가 지나치게 잦아지면 논의의 심도와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와 TSMC 이사회는 이런 균형을 잡는 데 있어서 다른 해석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대면 중심 회의를 채택하는 동시에 이사회와 산하 소위원회를 활발하게 개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TSMC 이사회보다 회의 개최 횟수가 두 배가량 많았다. 이런 차이는 이사진의 국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이사진의 국적이 다양해 한 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만큼 회의 수를 줄이되 기간을 늘리고 원격회의까지 병행해 출석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삼성전자, 이사회·소위원회 개최 횟수 'TSMC의 2배'

19일 삼성전자의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최한 이사회는 모두 11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위원회도 활발하게 열렸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산하에 모두 6개의 소위원회를 운영 중인데 이 중 경영위원회가 12회로 가장 많이 개최됐다. 경영위원회는 삼성전자 사내이사만 참여하는 소위원회로 1월을 제외하고 매달 진행됐다.

다음으로 많이 열린 이사회는 상법상 의무설치 기구인 감사위원회다. 감사위원회는 모두 8회 열렸고 내부거래위원회가 6회, 사외이사 6명이 전원 참석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4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3회, 보상위원회가 1회 개최됐다.

이사회와 소위원회 회의까지 모두 합쳐 삼성전자 이사회는 지난해 총 45회 열렸다. 이는 국내 평균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theBoard 집계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의 평균 이사회 및 소위원회 개최 횟수는 22회로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다.


TSMC의 이사회 운영은 삼성전자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사회와 소위원회를 모두 합쳐 2024년 회의 개최 횟수가 삼성전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TSMC는 전체 이사회는 6회, 소위원회는 14회 열렸는데 삼성전자보다 한참 적다.

TSMC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 중에서는 감사·위험관리위원회(Audit and Risk Committee)가 6회로 활발하게 열린 편이다. 전화회의 등 원격회의까지 고려하면 회의는 총 9회 개최됐다. 삼성전자에서는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해당 위원회들은 지난해 14회 개최됐다.

사외이사후보추천 및 거버넌스·지속가능위원회(Nominating, Corporate Governance and Sustainability Committee)도 비슷하다. 해당 위원회는 지난해 4회 열렸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지속가능경영위원회가 모두 7회 개최됐다.

그러나 보상 및 인재개발 위원회(Compensation and People Development Committee)는 다르다. TSMC 이사회는 지난해 해당 위원회를 정기회의 4회, 특별회의 1회 등 총 5회 열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1회 연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등기이사 외 경영진 보상을 경영위원회에서 논의하지만 지난해에는 이런 안건을 의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적이 바꾼 회의 전략, 출석률은 삼성·TSMC 모두 100% 육박

삼성전자와 TSMC 이사회 및 소위원회의 개최 횟수 차이는 이사진의 국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1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이사 8명 전원이 한국인인 데다 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부분 대면회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구체적 회의 방식은 이사회 내부 운영기준이라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TSMC 이사진은 국적이 대만 외에 미국, 영국 등으로 다양하고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진이 물리적으로 모이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 회의 횟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린훙원 대만 금주간 고문은 올 6월 한국거버넌스포럼이 주최한 'TSMC 성공의 숨은 비결 - 거버넌스, 이사회, 승계' 세미나에서 “TSMC는 세계 각지에 독립이사를 두고 있어 주말을 끼고 3일 동안 이사회를 연다”며 “이사회 소집 전 방대한 분량의 안전자료를 제공하고 모임 첫 날은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이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눈 뒤 다음 날부터 투자와 인사 등 핵심 의사결정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TSMC가 대면뿐 아니라 원격회의를 병행하는 것도 이때문일 수 있다. 지난해 감사·위험관리위원회에서는 미·대만 당국 공시, 투자자 컨퍼런스 자료 등을 검토하기 위해 특별회의 1회 외에 전화회의(telephone conference) 3회를 진행했다.

덕분에 TSMC는 삼성전자 못지 않게 높은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TSMC는 L.라파엘 레이프 독립이사의 출석률이 다소 부진한 것 외에는 모든 이사가 출석률 100%를 달성했다. 전체 이사회와 감사·위험관리위원회, 보상 및 인재개발 위원회의 출석률 평균은 100%다.

삼성전자는 경영위원회만 97%의 출석률을 기록했고 전체 이사회를 비롯한 다른 소위원회는 모두 100%의 출석률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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