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페퍼저축, 조직 슬림화로 반등 모색8개월 만에 2차 희망퇴직 단행, 올 들어 114명 감축…줄어든 자산 맞춰 인력구조 재편
유정화 기자공개 2025-09-24 12:36: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1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올 초 희망퇴직으로 100명이 넘는 직원을 떠나보낸 데 이어 8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조직을 축소해 비용 절감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앞서 페퍼저축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신규 영업을 축소하고 부실채권 정리에 공을 들이며 총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당장 성장을 위한 확대 전략 보다는 축소된 자산에 맞춰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것이 손익 관리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항아리형 구조 재편 목적, 희망퇴직 후 인건비 급감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이달 2차 희망퇴직 공고를 올려 신청을 받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선 건 8개월 만으로, 올 1월 희망퇴직 당시 내걸었던 연봉 1년치 기본급 지급 조건과 동일하다.

올 6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373명이다. 지난 1월 희망퇴직 당시 100여명가량이 회사를 떠나면서 작년 말(487명)보다 114명 줄었다. 업황 악화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2년 9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페퍼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554명에 달했다.
업계는 페퍼저축은행의 희망퇴직을 두고 항아리형 인력구조 재편과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은 과거 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력을 충원했고 중간급 관리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인건비가 높은 편"며 "이런 인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페퍼저축은행의 인건비는 대형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었다. 2022년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급여는 484억원으로 OK저축은행(749억원), SBI저축은행(589억원), 웰컴저축은행(500억원)에 이은 업계 4위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 급여는 141억원으로, 전년 동기(191억원)보다 50억원 줄었다.
◇리스크 관리 방점,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 개선
페퍼저축은행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부동산 호황기인 2020년~2022년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성장한 곳 중 하나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과 함께 부동산 시장 한파가 찾아오자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에서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고, 수익성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렇다 보니 페퍼저축은행은 근 2년간 신규 영업을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년간 대출채권을 1조원 이상 매각했다. 2023년에 6033억원, 지난해 4951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1725억원을 추가 매각했다. 정상 모기지 담보, 신용대출 등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자산도 급감했다. 올 6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총계는 2조5699억원이다. 이는 고점을 찍었던 2022년 말(6조2554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페퍼저축은행은 2018년 자산 2조원을 돌파한 뒤 급격히 성장해 2022년 업계 '빅5' 자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저축은행 자산규모 10위로 내려왔다.
페퍼저축은행은 줄어든 자산에 맞춘 조직 슬림화를 통해 수익성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 31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643억원 손실)보다 큰 폭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이는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그간 수익성에 발목을 잡아왔던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선 리스크 관리 성과도 나타났다. 6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98%로 1년 전(19.45%)보다 6.47%포인트(p) 개선됐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3.07%에서 8.6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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