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워크아웃 대신 자율협약...이달중 '금융지원 패키지' 협약채권단과 기업간 자율 협의…에틸렌 감산·스페셜티 유도 등 자구안 선결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4 07:14:49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2일 14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이달 말 본격 시작된다. 첫 단추는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끼운다. 채권단은 협약을 맺고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이자율 감면 등을 포함한 금융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채권단은 금융 지원을 하는 대신 구조조정 대상 석유화학 기업에 조건을 내걸었다. 각 회사별로 에틸렌 생산량 감축 및 스페셜티 화학제품 생산 목표를 수립해 제출하도록 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270만∼37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통폐합 등 자구안이 선결돼야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업에 대출을 실행한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 등 10여 곳은 이달 말 은행연합회에 모여 채권단 협약을 맺는다. 이번 협약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특수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1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이번 채권단 협약의 주요 내용은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이자율 감면 등을 포함한 금융 지원이다. 금융사들은 석유화학 기업이 제출한 자구안에 따라 금융 지원 규모를 차등할 예정이다. 각 기업은 정부가 제시한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및 스페셜티 화학제품 생산 방안을 채권단에 채출해야 한다.
채권단 주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은 자율협약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 없이 채권단과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이번 구조조정은 기업활력제고특별법(기활법)을 근거로 실행된다.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채권단이 지원하는 형태다. 다만 일부 통폐합 대상 법인 및 생산시설 등에는 워크아웃 형태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예정이다.
기활법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보다 강제성이 떨어지고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채권단과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폭이 크고 기업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소규모 분할·합병 등은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가능해지는 등 상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돼 구조조정 속도가 빠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말 은행연합회에서 협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에 금융 지원을 펼칠 것”이라며 “기업을 구조조정하는 것이 아니고 산업을 구조조정하는 것이란 컨셉을 가지고 각 기업이 제출한 자구안의 타당성을 검토해 차등적으로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금융 지원 패키지는 에틸렌 생산량 감축에 따른 매출 저하 등에 대한 보정과 스페셜티 화학제품 개발을 위한 마중물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이자율 감면 등을 실시해 석유화학 기업들의 유동성이 막히지 않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채권단 협약의 뒤에는 산업부 등 정부가 있다. 이미 정부는 외부 전문가 실사 등을 통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목표를 제시했다. 석유화학업계에 연말까지 나프타 270만∼37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등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정부의 사업재편 가이드라인에 맞추려면 여수석유화학단지에서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150만톤,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150만톤,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 67만톤 가량을 각각 감축하는 논의를 펼치고 있다. 특히 여수와 대산을 중심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채권단도 이미 여수석유화학단지와 대산석유화학단지별로 주채권 은행을 나눠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여수에선 우리은행이 대산에선 산업은행이 각각 주채권 은행으로 나서 구조조정을 지휘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감산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범용성이 큰 에틸렌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로 가자는 것”이라며 “각 기업별로 에틸렌 감산안과 스페셜티 목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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