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지주사 전환]준비된 지주사? 호반산업, 행위제한 요건 이미 충족자산총액·부채비율·자회사 지분율 기준 맞춰…대한전선 인수 이후 지배구조 확립
박새롬 기자공개 2025-09-24 07:30:03
[편집자주]
호반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신호탄을 쏜 건 호반산업이다. 호반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계열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벨은 호반그룹 지주사 전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5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산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에이치비호반지주'로 새롭게 출범한다. 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 충족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미 법적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호반산업은 향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를 적용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회사 형태 변경을 넘어 자산·부채·지분구조 등 여러 재무적·지배구조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지주회사 제도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담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자회사 지분율(상장사 30%·비상장사 50% 이상) 확보 △국내 계열사 주식 보유 금지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과징금이나 주식 처분 명령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호반산업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갖춰야할 대부분 요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는 상태로 보인다. 별도 기준 호반산업의 자산총액은 지난 2022년부터 2조원을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부채비율도 20% 안팎으로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자회사 지분율 요건 역시 유일한 상장사인 대한전선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어 30% 이상 요건을 충족했다. 이밖에 주요 비상장사 지분도 모두 50% 이상 확보하고 있어 공정거래법 규제 요건에 걸림돌은 없다.
대한전선을 제외하고 호반산업이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는 △티에스자산개발(100%) △티에스리빙(100%) △티에스써밋(100%) △호반써밋(100%) △호반티비엠(100%) △화랑광사비티엘(69.2%) △인천항동더원피에프브이(50.1%)가 있다. 모두 비상장사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관련 규정에도 위반 사항은 없다. 호반산업은 자회사 외 다른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금융·보험회사를 지배하지도 않는다. 손자회사로는 대한전선이 100% 출자한 대한씨앤에스가 있는데 이는 '손자회사를 두려면 자회사를 100% 보유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한다. 또한 손자회사는 다시 자회사를 둘 수 없는데 대한씨앤에스도 별도의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호반산업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호반그룹(호반건설 기업집단)에서 독립하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동일인(기업 총수)을 중심으로 지분 구조, 임원 겸임, 내부거래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현재 호반산업은 호반건설 등과 여전히 지분 및 거래 관계를 맺고 있어 공정위 지정 '호반건설 기업집단'에 남아있는 구조다.
호반산업의 지주사 전환은 단기간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2010년 설립 당시부터 그룹 내 시행 일감을 기반으로 외형을 키워왔다. 어느 정도 외형 성장을 이룬 이후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를 거느리게 됐다. 2020년 이후에는 안정적 수익 기반과 건설계열 자회사 정리를 통해 지주사 전환의 토대를 준비해왔다.
호반산업은 호반그룹 차남인 김민성 전무가 올해 5월 기준으로 지분 41.99%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호반건설(11.36%), 호반프라퍼티(4.66%)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호반산업은 2010년 출범했다. 초반에는 그룹 내 시행 물량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웠으며 국내 주택 개발사업을 기반으로 건축·토목 사업을 영위했다. 계열사 간 주택 브랜드(호반써밋, 호반베르디움)를 공유하며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시공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2016년 호반건설산업(옛 울트라건설)을 인수, 이듬해 합병을 진행하며 몸집을 대폭 키웠다.
2010년대 초반에는 신규 자회사의 편입이 이어졌다. 티에스자산개발(2011년), 티에스주택(2011년), 티에스개발(2011년), 티에스리빙(2012년) 등 비상장 자회사를 단계적으로 편입해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
출범 초기 호반산업의 주택·개발사업 외형 확대를 위해 각 사업 유형별 법인을 따로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호반산업 건설 매출의 상당 부분은 자체 분양사업에서 발생하며 공공택지 위주의 주택 공급을 통해 수익을 확보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 신규 법인을 다수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2020년대 들어서는 흡수합병을 통해 불필요한 법인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는 분산된 법인을 통합, 핵심 법인만 남겨두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2018년 6개(티에스건설·티에스주택·티에스개발·티에스자산개발·티에스리빙·티에스광교)에 달했던 '티에스' 계열 자회사는 현재 △티에스자산개발(100%) △티에스리빙(100%) △티에스써밋 등 3개로 정리됐다.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하면서 상장사까지 호반산업 지배구조에 편입된 점은 지주사 전환의 분기점으로 꼽힌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를 확보해 지주사 지배구조의 뼈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며 건설부문의 사업 변동성을 보완하고 있다.
결국 호반산업은 지난 10여 년간의 자회사 신설·인수·합병과 지분구조 정리를 통해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기본 요건을 완성해온 셈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그룹 전체 지배구조를 정비하려는 움직임이 공식화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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