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방사성의약품이 항암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기존 항암제와 달리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암세포가 몰린 부위만 집중 타격하는 정밀 무기다.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주자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플루빅토'다.이 약물은 2022년 3월 미국 FDA로부터 전립선암 치료제로 승인받아 출시 1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이 분야의 시장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플루빅토의 성공 신화에 힘입어 국산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K바이오팜이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방사성의약품을 선언한 뒤 연말 첫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으며 바이오벤처 퓨쳐켐과 셀비온이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임상 2상을 마치며 신약 개발 반환점을 돌았다.
9월4일은 퓨쳐켐이 식약처로부터 후보물질 'FC705'의 임상 3상을 승인받고, 셀비온이 임상시험수탁기관으로부터 '포큐보타이드' 임상 2상 결과를 전달받아 공시한 날이었다. 우연의 일치지만 두 회사의 경쟁 구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문제는 이후 벌어진 상황이다. 두 기업이 나란히 2상 결과에 근거한 조건부 허가 신청을 앞두자 경쟁 양상이 상대 흠집내기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현재 각사 주주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소통 창구를 통해 끊임없이 임상 데이터를 비교하며 다투고 있고 기업도 갈등을 중재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평가 기준으로 진행된 임상 결과를 비교하는 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논쟁이 국산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논쟁이 기대감을 높이기는 커녕 피로감과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최초 허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치료제'라는 타이틀 경쟁도 좋지만 두 회사 모두 아직 허가라는 첫 번째 시장 관문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앞으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해외 시장 진출, 글로벌 기술수출 등 여러 관문을 앞두고 있다. 플루빅토처럼 진정한 글로벌 성공을 이루려면 갈 길이 멀다.
지금 필요한 건 소모적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회사든 주주든 서로 흠집내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때다. 플루빅토의 성공이 증명하듯 방사성의약품 시장은 충분히 큰 파이를 가지고 있다. 두 회사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국산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무르익는 '쌍끌이 흥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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