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300 포커스]한화오션, 현금흐름 반전…수익성도 개선[크로스 분석]현금성자산 1조 돌파…선수금 유입·고선가 물량 반영 효과
안정문 기자공개 2025-09-24 08:17:04
[편집자주]
산업의 사이클을 단면 하나로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적과 현금흐름, 투자규모와 부채 변화를 모두 모으면 역동하는 계절의 바뀜이 보인다.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코스닥 우량종목을 묶은 KRX300을 기준으로 시장의 기상을 측정해봤다. 업황의 흐름과 경영의 선택, 시장의 판정이 겹겹이 얽힌 숫자의 오르내림을 해석하고 기업생태계의 중심 이동을 포착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3일 15시2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RX300 소속 종목들의 상반기 성과를 살펴본 결과 한화오션이 수익성과 유동성과 관련된 지표에서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으나 올해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영업이익과 현금흐름에서 나란히 상위권 안착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비교하고 상·하위 25개 기업을 지표별로 살폈다.
우선 한화오션은 영업이익과 관련된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영업이익 증가율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 2024년 한화그룹 편입 이후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오션은 생산공정 안정화와 고선가 물량 반영을 통해 실적 반등에 속도를 냈다.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6조5821억원, 영업이익 6483억원, 순이익 39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36.6%, 1397.2%, 1580.9% 증가했다.
현금흐름 지표도 눈에 띈다. 한화오션은 영업현금흐름 흑자전환 기업 3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1조654억원, 2023년 -1조9392억원에 이어 2024년에는 무려 -2조9279억원에 달했다. 업계 전반의 원가 상승과 공정 지연, 대규모 투자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이 겹치면서 현금 유출이 심화된 탓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반전이 나타났다. 2025년 상반기에는 8479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6786억원에서 2조5265억원 늘며 흑자전환했다.
영업활동에서 8479억원이 유입됐고 투자활동에서 2480억원, 재무활동에서 1395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선수금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계약자산과 계약부채다.
2024년 상반기에는 계약자산이 1조5259억 원, 2025년 상반기에는 7234억원 늘었다. 계약자산은 ‘현금이 아직 안 들어온 매출로 영업현금흐름에서 차감된다. 계약부채는 2024년 1718억원, 2025년 7786억원 늘었다. 계약부채는 고객으로부터 현금을 먼저 받은 선수금 등이 포함되는 계정이다. 아직 용역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계상 매출은 인식되지 않고 대신 부채로 잡힌다.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당연히 현금성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6월 말 1조468억원으로 2024년 말 6343억원에서 6개월 만에 76% 증가했다.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손에 쥐게 되면서 단기 유동성 대응력이 강화됐다. 이는 인도물량 증가에 따른 선수금 및 잔금 유입 효과가 본격화된 결과다. 조선업 특성상 헤비테일 구조의 대금결제 방식이 적용돼 건조 후반부와 인도 시점에서 현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구조가 반영된 것이다.

◇시가총액도 상반기 급등, 늘어난 차입금 통제가능할 듯
수익성 개선과 현금흐름 반등은 주가와 시가총액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화오션은 더벨이 집계한 KRX300 시가총액 상승 순위에서 8위에 올랐다. 연초 11조5824억원이던 한화오션 시가총액은 상반기 말 33조9813억원으로 195.39%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구조조정 우려로 저평가됐던 한화오션 주가는 그룹 편입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의 수주 비중 확대, 특수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5조1645억원으로 2023년 말(2조265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플로팅 도크, 해상 크레인 등 설비투자와 계열사·해외 법인 지분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차입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사들은 "공정 안정화와 선박 인도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영업현금창출력 확대를 통해 차입 부담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제재 여파로 일부 쇄빙 LNG선 계약이 취소되면서 재매각을 추진 중인 점, 미청구공사와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은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다만 최근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 시장 진출, 해외 조선소 및 해양플랜트 기업 인수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현금창출원의 다변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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