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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비금융권 관심 봇물, 망하지 않으려면 쉽게 만들어야"[스테이블코인 어드바이저]김경호 딜로이트안진 센터장 "기업, 글로벌공급망 효율화 장점 주목 뚜렷"

김경태 기자공개 2025-09-26 09:04:27

[편집자주]

미국에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이 통과되고 국내에서도 관련 법안이 추진되면서 본격적인 스테이블코인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크립토업계와 금융권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하는 곳이 많다. 전통적인 화폐와 비교해 지닌 장점 때문이다. 다만 여러 변수와 리스크도 적잖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에 자문을 해주는 전문가들의 중요도가 덩달아 커진 모양새다. 스테이블코인 자문 베테랑들을 만나 시장 현황과 전망 등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6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과 제도가 명확히 마련되지는 않았다. 다만 시장 참여자와 거래액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발행과 유통을 노리는 금융사와 블록체인 기업뿐 아니라 제조업·유통업 등 비금융 기업에서도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상태다.

김경호 딜로이트안진 디지털자산센터장은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더벨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은 시장 상황을 진단해 전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노리는 곳들은 보다 직관적이고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 증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크립토 관련 사업하는 분들과 미팅하면 항상 '망하지 않으려면 쉽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라며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에 있는 분들은 굉장히 어려운 용어나 개념을 얘기하니 비즈니스 확장이 안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참여 1800만명·57조 추산…기관 시장 참여 주목"

김 센터장은 현재 국내 법규의 불확실성, 기존의 효율적인 신용카드 및 간편결제 시스템 등의 영향으로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수단 활용에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경 간 거래나 기업 간 거래(B2B) 결제 등 특정 분야에서는 수수료 절감과 거래 효율성 증대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미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공개된 공식 통계로 '국내 전체 개인·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을 집계한 자료는 제한적"이라며 "다만 현재 한국 개인 투자자와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참여자는 1800만 명에 달하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액은 57조 원(약 4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김경호 딜로이트안진 디지털자산센터장이 더벨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김 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정부와 규제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금융 시스템에 편입시키기 위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면서 향후 시장 성장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지니어스 법안이 올 7월에 제정된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Payment stablecoin)'으로 정의하고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함으로써 발행자들의 자본·유동성 요구사항을 명확히 했다"라며 "이런 규제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투명성을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굴지의 글로벌 기관, 기업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가 명확해지면서 다양한 기관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JP모건의 JPM코인, 페이팔의 PYUSD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이런 움직임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하게 가상자산 투자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문의 급증…망하지 않으려면 쉽게 만들어야, 실패 사례 '반면교사' 중요"

김 센터장은 최근 금융사와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금융지주는 모두 발행과 관련한 다양한 스터디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주요 8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NH농협, IBK기업, 수협, iM뱅크, 케이뱅크)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하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해 은행의 지급·결제 주도권을 유지하고 디지털 금융 전환의 핵심 경쟁에 참여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그는 "금융지주는 USDT와 USDC의 발행사인 테더(Tether), 서클(Circle)과의 미팅 또는 전략적 논의를 통해 해외 송금 등과 같이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처 및 스테이블코인의 메커니즘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또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 등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필요한 규제 준수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금융사 외에 핀테크와 블록체인 전문 기업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노리고 상표 등록과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라며 "토스(Toss)와 NHN KCP 등이 대표적이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제조업·IT·유통 분야 등 비금융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요구받는 경우가 생기는 등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단순 투자나 보유를 넘어 비즈니스 효율화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주목할만한 프로젝트로는 카이아DLT재단과 라인넥스트가 이달 22일 발표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웹3 슈퍼앱 '프로젝트 유니파이(Project Unify, 가칭)'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또 김 센터장은 글로벌에서 실패하는 프로젝트들도 면밀히 살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마트 등에서 결제 시스템을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하려는데 사용자 입장이 아니라 본인들 입장으로 설계하다 보니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크립토 관련 사업하는 분들과 미팅하면 항상 '망하지 않으려면 쉽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라며 "크립토 씬(Crypto Scene,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에 있는 분들은 굉장히 어려운 용어나 개념을 얘기하니 비즈니스 확장이 안되는데 일반인들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굉장히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1위 컨설팅 역량 기반, 국내 기업에 자문·네트워크 제공 중"

김 센터장은 2005년 딜로이트안진에 입사해 금융과 관련된 전문성을 쌓은 베테랑이다. 그는 20년 넘게 금융감사본부에서 업무를 담당했고 블록체인 산업에 관해서도 일찌감치 전문가로 거듭났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기준원 등 유관기관에서 디지털자산 관련한 다수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다.

그는 "딜로이트는 회계법인 중 가장 처음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비즈니스에 대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자산센터를 출범했다"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단일 창구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딜로이트안진의 강점으로 글로벌의 네트워크를 꼽으며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딜로이트는 특히 컨설팅 쪽에서는 글로벌에서 압도적인 넘버원(NO.1)이며 2위와 격차가 크다"라고 말했다.

딜로이트는 미국,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소속 가상자산 전문가로 구성된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글로벌 위원회(Blockchain& Digital Assets council)'가 있다. 김 센터장은 이 위원회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사업과 관련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업무를 진행하기도 한다"라며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한국 딜로이트 내에 가상자산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도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 글로벌 위원회를 통해 전세계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미팅을 갖고 서로의 업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강조했다.

딜로이트안진의 디지털자산센터 내에는 회계, 세무, 내부통제, 리스크,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문가가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종단간(end-to-end) 서비스로 지원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디지털자산센터를 중심으로 금융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원하는 바에 대응하고 있다"라며 "실제로 기업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본 개념 등과 관련된 내부 교육이 필요할 경우, 관련된 사업 모델 개발 논의가 필요한 경우, 또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 등 다양한 요구 사항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경호 딜로이트안진 디지털자산센터장 프로필

△2003년 연세대학교 영문과 졸업
△2005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2005년 딜로이트 안진 입사
△2011년~2012년 딜로이트 런던 오피스 근무
△2024년~현재 한국 딜로이트그룹 디지털자산센터 센터장
△2022년~2023년 회계기준원 가상화폐 TF 위원
△2023년~2024년 한국공인회계사회 가상자산 감사지원 TF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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