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지주사 전환]경영효율성 극대화, 신사업 영토확장 '정지작업'지주비율 50% 상회 전 선제 조치…한진칼 지분 확대 중, 대형 M&A 가능성 '솔솔'
정지원 기자공개 2025-09-25 07:53:46
[편집자주]
호반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신호탄을 쏜 건 호반산업이다. 호반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대한전선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자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계열분리 등 다양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벨은 호반그룹 지주사 전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07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산업 지주사 전환은 표면적으로 자회사 주식가액 비중 확대와 함께 결정됐다. 하지만 아직 요건 충족까지는 여유가 남아 있었다. 이번 지주사 전환을 기점으로 그룹 계열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신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업계는 호반그룹이 항공·해운업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해 말 지주비율 43%, 7%포인트 여유
호반산업은 지난 22일 물적분할과 지주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다. 분할존속회사를 '에이치비호반지주'로 상호를 변경하고 지주회사 역할을 부여할 예정이다. 호반산업 사업 부문은 분할신설회사 호반산업을 설립하게 된다. 호반그룹의 첫 지주사가 다음달 말 출범한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호반산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가액이 50%에 근접하면서 결정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반산업의 출자기업 주식가액이 자산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말 37%에서 지난해 말 43.9%로 커졌다. 1년 사이 7%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비율이 50%가 넘으면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해와 같은 속도로 지주비율이 커진다면 올해 말 기준으로는 지주비율이 50%를 초과하는 게 가능하다. 이러한 가능성으로 인해 선제적으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더벨 취재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산업에 지주사 전환 필요성 등을 언급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당국의 요구는 따로 없었다는 의미다. 지주비율도 7%포인트가량 여유가 남아 있었던 만큼 지주사 전환을 빠르게 결정한 셈이다.
◇김대헌 사장, 승진 이후 신사업 투자 확대
일반적으로 지주사가 설립되면 사업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게 돼 경영 효율성이 증대되는 이점이 있다. 호반건설도 공시를 통해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국내외 성장 및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 승계시 증여세 부담 역시 줄일 수 있다. 다만 김상열 회장은 승계 작업을 마무리 해 둔 상태다.
현재 호반그룹 지배구조는 김 회장의 세 자녀가 중심이 된 세 축으로 나뉘어 있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차남인 김민성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산업에서 이뤄진다. 장남 김대헌 사장은 호반건설, 장녀 김윤혜 사장은 호반프라퍼티에 대한 최대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호반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법적 요건 충족을 넘어선 계열분리와 사업 다각화, 대형 M&A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호반그룹은 특히 김대헌 사장이 2020년 12월 호반건설 기획총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부터 M&A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2021년에는 대한전선을 시작으로 이어 언론사를 인수했다. 한진칼 지분 인수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진칼의 경우 지분율을 18%까지 끌어올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지분차가 2%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 올해 초에는 지난해부터 LS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규 투자를 위한 실탄 역시 충분하다. 호반산업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4751억원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화가 빠른 단기금융상품 규모 역시 8141억원에 달한다. 호반건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 9711억원, 단기금융상품 355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호반그룹이 항공, 해운업에 진출에 관심을 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물류나 운송과 연계했을 때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물류, 운송업은 아니지만 전선업 역시 인프라 측면에서 건설업과 접점을 만들어 내기 충분하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HMM의 인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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