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샤페론 R&D 전략]상장 3년 두번의 증자 불명예, R&D 승부수 '창업주 의지'③누겔·누세린 이을 '후속' 물질 구축, 영속성 위한 '화장품' 도전
김혜선 기자공개 2025-09-29 08:42:11
[편집자주]
2022년 샤페론은 면역학 기반의 '누겔(NuGel)'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의 장벽은 컸다. 기술이전 성과가 더딘 데다 글로벌 임상에 투입된 자금을 감당키 어려워졌다. 이에 샤페론은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신약개발'과 '현금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의 피봇을 구상하고 있다. 'R&D 선순환'을 캐치프라이즈로 내건 샤페론의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은 기업의 '영속성'이다. 통상 15년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기간을 버텨낼 자금력과 투자자들이 필요하다.설립 17년, 상장 3년 된 샤페론은 이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숙명 앞에 섰다. 상장 후 두번째 유상증자라는 불편한 현실 앞에 보다 구체화 한 파이프라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들의 연구개발에 집중하되 화장품 시장 진출로 캐시카우 사업도 병행한다. 최대주주인 성승용 대표이사도 유상증자에 첫 참여로 성과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1년 만 유증 재도전, 전액 조달 안전 장치 마련
샤페론은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주 1610만주가 11월 21일 상장된다. 기존 발행 주식수 3014만주 대비 53.41%에 달하는 적잖은 규모다. 주당 발행가는 1549원으로 확정됐다.
공동 대표주관사인 키움증권 외 SK증권과 한양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해 실권주 처리와 최종 잔액인수를 담당한다. 샤페론 입장에서는 300억원 전액 조달을 보장받는 안전장치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237억원 조달 이후 1년 만에 다시 증자 카드를 꺼냈다. 2022년 상장한 이후 4년 동안 두 번의 유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증자는 샤페론이 변화된 연구개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기술이전 성과 지연으로 예상보다 수익 창출 시점이 늦어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메인 파이프라인 '누겔(NuGel)'의 글로벌 임상으로 연구개발비 부담도 만만찮은 상태다. 매출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연구개발비는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아직 성과는 없다. 2025년 상반기에는 44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유증의 자금 사용처는 당연히 주요 파이프라인에 우선순위를 둔다. 올해 4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누겔과 알츠하이머치료제 '누세린(NuCerin)' 개발을 위해 26억원, 4억원씩 투자한다. 각각 미국 임상 2상,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어 마무리 시점을 고려해 우선 순위를 배정했다.
기술이전을 추진할 파이프라인을 다각화 하는 방안으로 2026년 3분기부터 2년간 파필리시맙(Papiliximab)에 54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PD-L1/CD47 타깃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로 염증복합제 억제제 기전을 항체 분야에 접목해 개발한 '나노맙' 플랫폼으로 탄생시킨 물질이다. 샤페론의 기술이전을 이끌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파이프라인 연구개발비로도 47억원을 투자한다. 세부적으로 누아레틴(NuAreatin)과 누베신(NuBesin) 그리고 오비주맙, 렉티주맙이 있다. 이 중에서도 샤페론이 주목하는 물질인 누아레틴과 누세빈에 올해 4분기부터 곧바로 자금을 투자한다.
◇전체 물량 22% 인수, 화장품으로 캐시카우 마련
이번 유증으로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는 성 대표의 참여에서도 드러난다. 최대주주인 성 대표는 전체 물량의 22%를 인수한다. 신주인수권증서를 일부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약 10억원을 참여한다.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방어하고 책임 경영을 실천하려는 행보다. 성 대표는 작년 유증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른 판단을 했다. 신주 상장이 완료되면 성 대표의 지분은 15.23%에서 11.09%로 낮아지지만 이번 참여로 지분 희석을 일부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샤페론은 기업공개(IPO) 당시 세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 신뢰 회복이 중요한 때다. 2022년 증권신고서를 통해 향후 4개년 목표 실적을 공개했다. 기술이전으로 2023년 매출액 172억원을 올리고 2025년 매출액 493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을 목표했으나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증자를 통해 샤페론은 신약개발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자체 캐시카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자 자금 중 50억원을 투자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다. 기술이전 매출이 파트너사의 임상 진척도에 따라 불안정하게 발생하는 점을 보완하려는 차원이다.
샤페론의 화장품 사업은 작년 4월부터 기획해 공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6월 동국제약과 손을 잡았다. 피부미용 인플라메이징 제품 공동개발을 골자로 현재는 마데카크림의 후속품을 개발에 나섰다.
이미 국내에서 코스메틱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기업과 손을 잡아 매출 확보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려는 의미가 크다. 작년 6월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한 이후 수익원 확보 방안을 구체화해온 셈이다.
향후 사업을 개시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신규 원료 물질 개발과 구매본부 구축, 브랜드 마케팅 등은 샤페론이 전담하고 개발 및 생산은 외주사에 맡긴다. 현재까지 코스메카, 인터코스코리아, 아마란스 등과 ODM(제조자개발생산) 계약을 맺었다.
샤페론 관계자는 "기존 신약 자산들의 조기 기술이전을 위해 사업 개발실을 고도화하고 조기 기술이전이 가능한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선택과 집중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라며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가속화하고 뷰티 신사업을 통한 재정 안정성 강화로 기업 성장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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