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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이사회 평가]'우보천리' 롯데케미칼, 느려도 확실한 독립성 개선[총평]255점 만점에 166점, 전년 대비 2점 상승…사추위 전원 사외이사로

고진영 기자공개 2025-09-30 08:18:1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5시1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이사회를 theBoard가 육각형 모델로 평가한 결과 경영성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표가 고르게 양호한 점수를 나타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개선폭은 미미했지만 뜯어보면 꽤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선임사외이사를 도입해 견제기능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구성을 전원 사외이사로 바꾸는 등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theBoard는 자체평가 툴을 제작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롯데케미칼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6점으로 산출됐다. ‘더보드 지수’로 환산할 경우 65.1%다.

164점이었던 전년과 비교하면 2점 오르는 데 그쳤다. ‘구성’과 ‘참여도’ 지표에서 획득한 점수다. 지난해 구성 지표에서 총점 34점(55점 만점), 평점 3.8점(5점 만점)을 받았지만 이번엔 총점 36점, 평점 4.0점으로 개선됐다. 참여도의 경우 총점 30점(40점 만점), 평점 3.8점에서 총점 31점, 평점 3.9점으로 상승했다. 나머지 지표들을 보면 유일하게 경영성과가 총점 19점(55점)에서 18점으로 뒷걸음질했고 다른 지표는 전부 작년과 점수가 같았다.


구성 점수가 오른 이유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가’를 묻는 항목이 3점이에서 5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내이사인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가 사추위에 포함돼 있었다. 업종 특성상 전문성에 맞는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 사내이사 1인을 포함했고, 위원장은 사외이사로 선임해 독립적 인선을 보장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024년 7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전원 사외이사(3인)로 사추위를 다시 꾸렸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더 높이고 경영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 검증에 대해선 후보군 이력에 대한 검토를 강화함으로써, 추천 과정에서 사추위가 검증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

참여도 지표의 경우 ‘감사위원회 회의가 적절하게 개최되는가’를 진단하는 문항 점수가 2점에서 3점으로 개선됐다. 감사위원회 개최횟수가 2023년 4회였다가 2024년 5회로 늘면서 채점 구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밖에 점수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개선 노력이 드러난 부분도 있었다. 이사회를 개최하기 전 평균 안건통지 기간이 지난해 지배구조보고서 제출 시점 기준으론 4일이었지만 올해 6일로 길어졌다. 한국ESG기준원이 이사회운영 가이드라인에서 안건 배부 기간을 1~2주 남짓으로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긴 해도 개선에 의미가 있다.

또 견제기능 측면에서도 변화가 추진됐다. 롯데케미칼은 애초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따로 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선임사외이사 주재로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총 4회 개최했다.

개최내역을 보면 지난해 6월과 9월, 올해 2월과 4월 회의를 열어 사외이사회의 운영방향, 석유화학산업과 BSM(이사회 역량 매트릭스)제도 이해, 경영현황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상법개정안과 관련한 이사의 역할을 의논한 점도 눈에 띈다.

회사 측은 “경영진 견제와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며 “선임사외이사가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를 소집해 주재할 수 있으며, 경영진에게 현안 보고를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영성과는 유일하게 지난 번 평가보다 점수가 나빠진 지표다. 원인은 부채비율에 있다. 2024년엔 부채비율 관련 항목에서 만점인 5점을 받았는데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1점 깎였다. 롯데케미칼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3년 65.5%였으나 2024년 72.9%로 점프했다.

이사회 점수를 채점하기 위한 전체 6개 지표를 평점별로 보면 대부분 3~4점대로 고르게 점수가 분포했지만 경영성과가 1.6점에 그쳐 육각형을 찌그러뜨렸다. 경영성과의 경우 부채비율과 배당수익률을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 및 재무건전성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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