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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석유화학 구조조정]LG화학, GS칼텍스와 NCC 통폐합…득일까 실일까구조조정 뒤엔 '나프타·에틸렌' 의존도 더 높아져…원가율 부담은 일부 줄어

고설봉 기자공개 2025-09-29 07:56:17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4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GS칼텍스와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생산비용 측면에서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GS칼텍스 등으로부터 나프타(Naphtha)를 공급받아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고 이와 연계해 스페셜티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NCC 통폐합이 이뤄지면 나프타와 에텔렌 등을 모두 GS칼텍스 및 합작사 등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이 경우 LG화학은 자체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된다. 중장기 원가율 관리에 있어 어떤 방향이 유리할지 고심을 거듭하는 이유다.

◇에틸렌 스트레드 하락, 원가율 높아진 석유화학부문

LG화학은 설비 고도화 등을 통해 기초유분부터 중간원료, 유도품, 스페셜티까지 수직 계열화에 성공한 화학사다. 에틸렌 생산량은 국내 1위로 지난해 말 기준 생산능력 338만톤(t)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LG화학은 수직 계열화된 생산설비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여왔다. 특히 에틸렌 스프레드 효과를 누리면서 생산원가를 낮추고 매출은 높이는 식으로 성장해왔다. 나프타(원재료)와 에틸렌(제품) 가격 차이가 기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데 호황기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마진율도 상승했다. 2017년 3월 스프레드는 592.5달러로 최고치를 찍었고 LG화학은 대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글로벌 석유화학산업 불황으로 LG화학은 에틸렌 스프레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100달러 중반까지 떨어졌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최근 미터 톤(t)당 211달러를 형성 중이다. 250달러 수준은 돼야 흑자를 낼 수 있는데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구조다.

실제 LG화학의 석유화학사업부문 원가율은 최근 매년 치솟고 있다. 2020년 46.49%였던 석유화학사업부문 원강ㄹ은 2022년 60.26%를 거쳐 지난해 64.26%로 높아졌다. 올 상반기에는 65.13%로 한차례 더 상승했다. 스프레드가 낮아지면서 매출은 줄고 원가 부담은 높아진 영향이다.

LG화학은 핵심 원료인 나프타를 그동안 GS칼텍스로부터 대부분 공급받아왔다. 나프타와 EDC 등을 주로 구매했다. 연간 매입 규모는 2020년 6조5152억원에서 2022년 12조7461억원을 거쳐 지난해 말 11조9759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6조596억원 규모 원재료를 GS칼텍스 등으로부터 구입했다.



◇원재료 공급처와 NCC 통폐합…현 상황에선 이득

최근 논의되는 LG화학 NCC 구조조정의 핵심은 GS칼텍스와 생산설비를 통폐합 하는 것이다. 양사는 이미 원재료 공급 등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상호 생산설비 통폐합과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전방위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과거 양 사가 한 그룹사 내에서 운영됐던 만큼 통합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GS칼텍스는 2004년 LG와 GS그룹의 계열 분리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LG칼텍스가 전신이다. 여수 산단에서도 LG화학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수준으로 인접한 위치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LG화학과 GS칼텍스가 JV 형태로 NCC를 통합 운영하면 다운스트림으로의 확장성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기초유분부터 중간원료, 유도품, 스페셜티까지 다운스트림을 수직 계열화 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나프타 등 원재료 공급사인 GS칼텍스까지 이 수직 계열화에 포함된다면 시너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콤플렉스 공정 설계를 감안하면 LG화학에 리스크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여수나 대산 산단에 위치한 NCC 라인마다 다운스트림 연계 투자를 꾸준히 집행해왔다. 수익성 좋은 SSBR, NBR라텍스 등 다운스트림 제품 생산은 그대로 두고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NCC 가동만 줄이거나 중단하는 게 불가능하다기 때문이다.

원재료 수급 측면에서도 LG화학의 고민은 깊어진다. 그동안 GS칼텍스로부터 나프타를 공급받아 에틸렌을 생산하면서 스프레드 효과를 봐왔지만 NCC 통폐합 뒤에는 스프레드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GS칼텍스 입장에선 정제 마진과 에틸렌 스프레드까지 마진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LG화학은 에틸렌 자체 생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스페셜티 제품에서만 이익을 뽑아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LG화학의 NCC 가동률이 60~70%로 저조한 상황에서 당분가 에틸렌 스프레드 효과를 누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스프레드가 미터 톤(t)당 200달러를 겨우 상회하는 수준에서 횡보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석유화학 업계의 분석이다.

오히려 LG화학이 NCC를 통폐합해 에틸렌 생산을 GS칼텍스에 의존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이익이란 평가도 있다. 자체적으로 NCC 가동률을 100%까지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해 생산설비를 운영할 경우 비용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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