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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삼양그룹, 엔씨켐·바이오팜으로 승계 퍼즐 맞춘다④오너 4세 삼양홀딩스 지분율 10.76% 불과, 삼양홀딩스 주가 하락 시 승계 유리

노태민 기자공개 2025-09-29 09:17:36

[편집자주]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생태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런 밸류체인 속에서 최종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보다 때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곳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슈퍼 을(乙)’로 불리는 ASML이 대표적이다. 국내에도 각 분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거나 나름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전하는 소부장업체들이 다수 존재한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는 소부장 기업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 현황, 실적과 재무, 지배구조와 향후 전망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07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 오너 3세들이 고령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4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단행한 삼양엔씨켐 상장도 그 전략의 일환이다.

삼양엔씨켐은 오너 4세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향후 승계 과정에서 이 지분이 삼양홀딩스에 현물 출자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진행 중인 '삼양바이오팜' 인적분할 역시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재원 마련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양그룹, 사촌경영 넘어서 '육촌경영'으로

삼양그룹은 특유의 사촌경영 체제로 알려져 있다. 창업주 김연수 명예회장의 아들들(2세대)에 이어 현재는 3세대 사촌들이 그룹 주요 계열사를 분담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가 오너 4세까지 지속된다면 사촌경영은 한 단계 더 나아가 6촌경영 체제로 전개될 수 있다

삼양그룹의 경영 체제는 친족 간 견제와 균형을 가능하게 하지만 세대 교체기마다 지분 정리와 승계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구조 속에서 삼양홀딩스 지분은 오너일가에 분산돼 있다. 2분기 기준 최대주주인 김원 부회장과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41.23%다. 이 가운데 5% 이상 보유자는 김원 부회장, 김정 부회장, 양영재단뿐이다.

오너 4세들의 삼양홀딩스 지분율은 2분기 기준 10.76%에 불과하다. 향후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33.4% 수준까지 지분을 늘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 4세들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삼양엔씨켐 지분 8.85%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향후 승계 과정에서 이 지분이 삼양홀딩스에 현물 출자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삼양엔씨켐의 시가총액이 2386억 원에 불과해 현물 출자를 통한 신주 발행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삼양그룹은 우선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은 삼양홀딩스 오너 4세 승계 과정에서 우호 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영재단은 5.31%, 수당재단은 3.08%의 삼양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재단은 모두 삼양그룹 오너일가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양영재단은 1939년 김연수 회장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민간 장학재단이다. 수당재단은 장학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김 회장과 자제들이 1968년 세운 기관이다.

◇또 다른 승계 카드, '삼양바이오팜' 인적분할

'삼양바이오팜'의 인적분할도 주목된다. 삼양홀딩스는 의약바이오 사업부문을 떼어내 신설 법인 삼양바이오팜’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의 주식을 존속 법인의 주주들에게 기존 지분율과 동일한 비율로 나누어 주는 방식이다.

회사는 삼양바이오팜 인적분할의 배경으로 의약바이오 사업부문의 가치 재평가와 전문경영인의 독립 경영을 통한 급변하는 제약, 바이오 환경 대응을 들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오너 일가의 승계 재원 마련과 연결 짓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분할 신설되는 삼양바이오팜이 곧바로 상장사 지위를 갖게 되는 만큼 오너 일가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적분할을 통해 삼양홀딩스의 시가총액이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시가총액은 7000억 원대 후반으로 올 초 대비 4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승계 관점에서는 주가 하락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증여 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되는 주가가 낮아지면 세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가가 높은 시점에 지분을 이전하면 막대한 증여세가 발생하지만, 낮은 시점에 승계를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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