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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조 이사회 재편 트리거]한신공영, 오너십 시프트 우려 맞물려 이사회 재편 딜레이③3년새 연말마다 자산 감축…감사위 설치시 오너 장악력 무산 우려

이돈섭 기자공개 2025-09-30 08:18:38

[편집자주]

연말을 앞두고 상장사 이사회 재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자산이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나면 현행법에 따라 이사회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산업계 안팎의 사외이사 수요는 유례없이 커지기도 했다. theBoard는 이사회 확대 재편을 앞두고 있는 기업 면면을 분석, 이사회 체계화를 통해 해당 기업들이 가져올 효과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1시0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한신공영은 최근 수년 간 거의 매 분기 자산 2조원(별도 기준) 문턱을 넘어섰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 자산이 1조원대로 작아지길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조원 문턱에 올라섬과 동시에 이사회를 확대 개편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너십 승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 점이 거버넌스 재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산 쑥쑥 커지다 연말 되면 '뚝'…올해도 이어질까

한신공영 자산 규모는 연말이 되면 작아지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자산 규모가 커져 줄곧 2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 1조원대로 작아졌다. 2023년도 마찬가지였다. 줄곧 2조원대를 유지하던 자산 규모가 4분기 들어 1조원대로 하락했다. 그간의 흐름대로라면 올 들어서도 자산은 2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말께 1조원대로 쪼그라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는 한신공영이 연말에 장기차입금 상환과 준공 단지 소유권 이전에 따른 결과다. 작년 4분기 한신공영은 953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상환함으로써 자산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1년 전 역시 장기차입금 규모가 500억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전체 자산 규모가 1조원대로 가라앉았다. 연말께 매입채무 규모가 작아지는 효과도 있지만 전체 자산 규모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차입금만큼 크진 않다.

시장에서는 한신공영의 연말 자산 규모 변화는 거버넌스 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현행법 상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고 같은 성별로 사외이사를 구성할 수 없다.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뿐 아니라 최근 상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사실상 자산 2조원 규모의 한신공영은 이 기준들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0% 수준이며 사내·외이사 모두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 상근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집중투표제도 도입하고 있지 않다. 2009년 사추위를 설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타 상장사와 달리 사추위가 사외이사 위주가 아닌 사내이사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최용선 한신공영 회장이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연 10억대 보수를 꾸준히 챙기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등기이사인 최 회장 장남 최문규 부회장 보수보다 더 많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준공 단지 소유권 이전과 연말 상환일이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 등 영업 활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말 자산 규모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어 올해 말에도 자산 규모는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 팔순 넘은 오너 지배력 정점…승계는 시간문제

한신공영 거버넌스 중요 과제 중 하나는 승계 문제다. 한신공영은 최 회장→코암시앤시개발→한신공영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1944년생으로 팔순을 넘긴 최 회장은 코암시앤시개발 개인 최대주주로 한신공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 회장 장남 최문규 부회장과 차남 최완규 코암시앤시개발 대표 모두 코암시앤시개발과 한신공영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최 회장이 두 자녀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코암시앤개발이 2016년 전후 개인 주주 지분을 모두 매입해 지분 구조를 비교적 단순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코암시앤개발 지분은 최 회장이 46.67%를 갖고 자사주가 52.38%에 이른다. 이사회에 최 회장과 두 아들을 비롯해 김정훈 한신공영 전무(CFO)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자사주 증여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신공영이 줄곧 저평가 상태인 점도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24일 종가 기준 한신공영 주가는 주당 7760원. PBR(주가순자산비율) 0.12배 수준이다. 시총은 898억원 수준인데 현금 보유량만 2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신공영은 8년 연속 결산배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그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다. 한신공영 기업 가치는 코암시앤개발 지분 가치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한신공영 오너 일가 주식 증여 작업이 완료되지 않는 한 이사회 개편은 어려울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사업 규모를 키우고 싶어 할텐데 그렇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자산 2조원을 넘으면 감사위를 설치해야 하는데 상법 개정으로 오너가 감사위를 장악하기 어려워진 점도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상법 개정으로 의도적 자산 규모 확대 억지 시도에 일반주주가 문제를 제기할 여지도 남아 있다. 다만 전문가들 의견은 회의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일반 주주들이 기업 저평가 등을 문제삼을 순 있겠지만 차입금 상환으로 자산을 줄여 결과적으로 재무를 개선한다면 오너 중심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자산 변동을 억제하는 걸 증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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