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후보 비교]한국증권, 부동산 넘어 모험자본 역량 입증 '관건'②발행어음 디딤돌로 성장, 신용등급 리스크 관리 필요
김위수 기자공개 2025-09-29 08:04:32
[편집자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미래에셋·NH투자증권 등 기존 발행어음 사업자 대부분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IMA에 사활을 걸고 도전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IMA 인가를 준비 중인 3개 증권사의 강점과 리스크 요인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5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발행어음 1호 사업자였던 한국투자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도 첫 번째로 시작할 수 있을까. 한국투자증권은 IMA 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로 지목된다. 발행어음을 레버리지 삼아 적극적인 외연 확장에 성공해 왔던 점은 IMA 인가 심사에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한국투자증권은 물론 한국투자금융그룹 자체에서 IMA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미 재무요건(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한 상태임에도 추가적인 자본력 강화를 위해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자금 지원에 나선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행어음 운용, '반기 1조 영업익' 실적 디딤돌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올 상반기 기준 약 18조원에 달한다. 같은 시점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10조5216억원)의 171%로 발행어음 한도인 200%에 도달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발행잔고, 자기자본 대비 비율 모두 증권사 중 최고다. 한국투자증권이 매우 적극적으로 발행어음을 운용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은 이듬 해인 2018년 4조3000억원 수준이던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지난해까지 매년 연평균 26%씩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발행어음 운용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이 확보한 수익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는 운용부문의 실적을 참고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부문 순영업수익은 2018년 2892억원에서 지난해 7237억원으로 규모가 훌쩍 커졌다. 운용부문의 수익이 오롯이 발행어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이를 통해 발행어음 운용 성과를 가늠하는 것이 가능하다.
늘어난 발행어음 잔고는 기업금융(IB) 등 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이 된다. 또 상품 다변화로 리테일 고객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즉 발행어음 운용 효과는 단순히 운용수익만이 아니라 전 사업부문의 성장에 고루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017년 4722억원에서 지난해 1조1189억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만 이미 영업이익 1조원, 순이익 9000억원을 넘긴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점프업'에 발행어음 사업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발행어음 운용을 통해 증권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IMA 심사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IMA는 발행어음과 달리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인 만큼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최근 발행어음 마진이 150~200bp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동산 PF 의존도, 모험자본 투자 '숙제'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과도한 자본이 쏠려있는 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증권사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부동산보다 모험자본 투자를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발행어음 조달액(IMA도 포함)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30% 이하를 부동산에 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개선을 통해 발행어음 조달액의 25%(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 규모는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 부동산 운용 한도는 10% 이하(2026년 15%)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까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중 15% 미만을 부동산에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운용자금의 비중은 13.9%로 당장 내년 적용되는 규제(부동산 비중 15% 미만)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모험자본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를 집행, 부동산 비중을 10% 미만으로 떨어트려야 한다.
기업금융으로 운용되는 자금 중에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입되는 비중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증권사다. 대표이사인 김성환 사장(사진) 자체가 한국투자증권을 부동산 PF의 강자로 만든 장본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금융당국은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글로벌IB는 인수합병(M&A), 채권, 주식 등 IB업무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국내 종투사의 IB업무는 부동산PF 채무보증에 치중돼 있어 적극적인 모험자본·지분금융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간 IB부문에서 부동산PF 및 채무보증 관련 수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게는 절반을 넘긴 해가 많았다. 또 올 상반기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42%에 달할 만큼 높은 편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부동산이 아닌 모험자본 투자에 대한 역량을 더 강조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험자본 공급 확대로 인해 크레딧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을 활용한 공격적 위험-수익 전략에 대해 우려하며 장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채권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IMA 사업자 심사시 리스크 관리 역량 또한 중요한 심사 요소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부담이 클 것"이라며 "모험자본 투자와 리스크 관리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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